계약직 연구교수에게 상습적으로 논문 대필을 지시한 사립대 정교수 2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 가운데 1명은 해당 연구교수가 임용될 당시 추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희대 체육대학 김모(45) 교수와 노모(48) 체육대학원 부원장, 이 학교 축구부 감독 김모(47)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교수는 2010년 3월 자신의 연구실 소속인 연구교수 박모씨한테 지시해 다른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김 감독이 학회에 제출할 논문을 대신 쓰도록 한 혐의다. 당시 김 교수는 김 감독한테 “제약회사의 신약 효능 실험에 축구부 선수들을 참여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고, 김 감독은 그 대가로 논문 한 편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또 박씨가 연구교수로 임용되는 과정에서 거액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2009년 11월 연구교수 임용에 응모하려던 박씨에게 김 교수는 “내가 추천을 해 줄 테니 5,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고, 실제로 임용이 되자 2010년 11월 박씨로부터 2,000만원이 입금된 통장을 넘겨받았다.
박씨는 노 부원장한테서도 논문 대필을 수차례 지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 부원장은 2010년 10월 체육단체 이사 출신 최모(57ㆍ불구속 기소)씨의 석사학위 논문을, 2011년 3월에는 대학 교수직에 지원하려는 친구 주모(48ㆍ불구속 기소)씨를 위한 학회 제출용 논문을 박씨한테 대리 작성토록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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