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의 한 외국 투자기업에서 30대 회사원이 직장동료를 상대로 ‘금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올려주겠다며 9억원이나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나쁜’ 직장 동료는 경찰에 구속됐지만, ‘동료’를 믿고 자녀 결혼자금이나 아파트담보대출까지 받아 많게는 2억5,000만원까지 건넨 피해자들 중에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길거리로 나앉게 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3일 직장동료 8명으로부터 금에 투자, 높은 수익을 올려주겠다며 4억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38)씨를 구속,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직장 동료인 노모(32)씨 등 8명으로부터 “금은방을 하는 장인을 통해 금에 투자하면 매달 5%의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76차례에 걸쳐 모두 4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김씨 구속사실이 알려지자 각각 2억5,000만원, 1억5,000만원, 5,300만원 등 모두 4억5,300만원을 건넸지만 받지 못했다는 3명이 더 나타나 피해금액은 9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사기행각을 감추기 위해 각각의 피해자들에게 혼자만 투자하는 것처럼 얘기한 뒤 다른 동료들에게 비밀로 해 줄 것을 요구해 피해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투자’를 유치하게 되면 피해자들은 안심시키기 위해 2개월마다 2, 3차례에 걸쳐 약속한 수익금을 전한 뒤 중단했으며, 원금상환을 요구하면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는 식으로 속여 그 규모를 늘려 왔다.
구속 당시 피해가 확인된 8명 중 일부는 김씨 아파트를 경매에 부치거나 일부 중도 상환을 받는 방식으로 2억원 가량을 회수했지만, 뒤늦게 나타난 3명은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6년 전 월급이 160여만원에 불과하던 김씨가 4,000만원의 부채를 지게 되자 사기행각에 나서 투자금 대부분을 수익 배당과 피해자 명의의 대출금 이자 대납, 자신의 개인부채 상환 등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중에는 1차 투자금을 받기 위해 대출까지 받았다가 더 큰 피해를 입거나 딸 결혼자금을 날린 경우도 있다”며 “은밀하게 사기행각을 벌여 온 만큼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고를 당부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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