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4차 핵실험 가능성 없어 "장마 앞두고 전술적 후퇴" 분석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인원과 장비를 철수시킨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이는 당분간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풍계리 상공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주부터 북한측의 움직임이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인원을 모두 철수시키고 지하 갱도에 설치한 장비도 대부분 빼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은 북한의 이 같은 변화가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앞선 일종의 ‘성의 표시’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추가 핵실험 우려가 없으니 중국이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지 말라는 메시지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여름 장마를 앞둔 북한의 전술적 후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장마로 풍계리가 위치한 만탑산에 심한 산사태가 발생해 핵실험을 위해 수년간 뚫어놓은 지하 갱도 일부가 유실되고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우리의 기상청에 해당하는 기상수문국을 사상 처음 방문할 정도로 기상상황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 소식통은 “과거 북한이 3차례 핵실험을 했지만 한여름에 버튼을 누른 적은 없다”며 “북한도 여름철 핵 도발이 적절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변화하면서 지난 4월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을 누차 지적하며 풍계리의 상황을 실시간 중계했던 군 당국은 머쓱해졌다. 추가 핵실험은 우리측의 정보 오판이거나 북한의 기만전술이라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 동해상으로 신형 300㎜ 방사포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또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6시50분과 8시쯤 원산 일대에서 동북쪽으로 사거리 180여㎞에 달하는 발사체가 각각 1발씩 발사됐다”며 “발사체는 북한 영해 안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번 발사를 북한이 시 주석의 방한에 앞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전날 우리측이 북한의 특별제안을 거부한 데 따른 반발 차원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사거리 500㎞에 이르는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로 쐈고, 지난달 26일에는 이번과 비슷한 300㎜ 방사포 3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군 관계자는 “앞서 2차례의 발사 때 김 1위원장은 현장에서 지도하며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부각시켰다”며 “김 1위원장은 평양으로 이동하지 않고 여전히 동해안 지역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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