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송이 코트' 외국인 구매포기 속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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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송이 코트' 외국인 구매포기 속출, 왜?

입력
2014.07.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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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픈마켓 웹페이지 로딩 늦고 '엑박'까지 떠 '역직구' 시장 커지는데 공인인증ㆍ정책 등은 느릿느릿

해외 인터넷 속도가 국내보다 느린 경우가 많아 해외에서 국내 쇼핑몰에 접속하면 상품 이미지가 뜨지 않는 현상이 흔히 발생한다. 이베이코리아 제공

싱가포르에 사는 테레사씨는 한국의 유ㆍ아동 의류가 예쁘다는 얘기를 듣고 한국에서 운영하는 오픈마켓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려고 몇 번 인터넷 접속을 시도했으나 결국 상품 구입을 포기했다. 우선 상품 웹페이지에 사진이 100개 정도 걸려있어 인터넷에 해당 웹페이지를 띄우는 데만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렸고 결국 아예 사진이 뜨지 않는 상품도 있었다. 가까스로 상품 페이지를 띄운 후에도 올라온 상품이 200개 이상이라 결국 고르지도 못하고 사이트를 닫았다. 그는 “처음에는 사이트 오류인줄 알았다”며 “나중에 한국인 친구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한국 인터넷 홈쇼핑 사이트에는 대용량 플래시 이미지가 많이 걸려 있어 한국처럼 초고속 인터넷망이 널리 보급된 지역이 아니라면 원하는 상품 검색에 시간이 한참 걸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천송이 코트’로 상징되는 국산 인기상품을 해외 소비자가 구입하는 ‘역(逆)직구’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이슈가 됐던 공인인증서 문제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 맞는 상품 설명이나 편집, 배송정책, 보안 등도 해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베이코리아는 중국 쇼핑몰에 한국 소호몰(개인 쇼핑몰) 상품을 연계했다가 이른바 ‘엑박’(인터넷 상에 이미지가 안 나오거나 그림이나 동영상의 링크가 잘못 됐을 때 X표시와 함께 뜨는 작은 상자)현상이 빈발하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소호몰이 상품 이미지 등을 올려 놓기 위해 사용하는 호스팅 서비스(서버 보관서비스)가 중국에서 차단된 서비스라 상품사진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해당 쇼핑몰과 함께 테스트를 하고 있었던 중이라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었지만, 다른 소규모 인터넷쇼핑몰은 외국인 고객이 접속했다 구매를 포기하는 이유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구축업체 카페24 관계자도 “대형 쇼핑몰은 이미 비자, 마스터 등 외국인들이 현지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제시스템은 외국인이 한류 상품 구입을 막는 결정적 장벽이라 보기 힘들다”며 “그 보다는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환경에 맞춰 대용량 이미지 파일을 지나치게 많이 구성해 놓은 쇼핑몰 페이지가 더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입고 등장해 '천송이 코트'라 불리는 제품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런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이베이나 G마켓에 입점하거나, 해외전용 인터넷쇼핑몰을 구축한 중소쇼핑몰의 가운데는 해외 접속고객에 맞춰 상품 페이지를 수정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3월 아마존과 일본 라쿠텐에 입점한 여성의류몰 블루팝스는 국내용 화려한 이미지 대신 아마존과 라쿠텐이 요구하는 간결한 방식으로 이미지를 모두 바꿨고,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신상품을 보여주거나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포기한 상품 등을 알리는 월 1회 메일을 보내 해외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배송비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 구매가 많은 인터넷쇼핑 상품의 상당수가 저가 의류와 화장품 등이라 배송료가 가격 경쟁력의 핵심인데, 중국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해외 오픈마켓을 통해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이모씨는 “미국으로 보내는 상품의 경우 중국에서의 배송비가 한국보다 40%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사이트 보안을 국제규격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쇼핑몰 판매자들이 글로벌 쇼핑몰에 상품 등록 시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가 보안에 취약한데다 이미지가 깨지는 현상이 잦아 세계 3대 전자상거래몰인 이베이, 아마존, 타오바오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 시 국내 쇼핑몰들의 운영 방식은 차별화된 경쟁력이 되기도 하지만 현지 문화나 정책 등에 맞추는 노력도 중요하다”며 “쇼핑몰 고유 콘셉트를 살리면서도 현지화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이 이용하기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