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랭킹 1위 알제리, 검은 대륙의 힘 보여줬다
한국과 조별리그 H조에서 맞붙은 알제리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사막의 여우’ 알제리는 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린 독일과의 16강전에서 연장 혈투를 펼친 끝에 1-2로 분패했다. 공격 점유율(22%-78%), 유효 슈팅수(4-16)에서 모두 뒤졌지만 축구 팬들은 알제리의 분투에 박수를 보냈다. 독일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는 잔뜩 움츠러들었다가 한 번에 치고 나가는 알제리의 역습에 진땀을 뺐다.
전반 16분 첫 위협적인 장면이 나왔다. 공격수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가 헤딩슛으로 독일 골망을 흔든 것. 하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고, 아쉬움을 삼킨 알제리는 파우지 굴람(나폴리)의 슈팅으로 재차 독일 문전을 위협했다.
후반에는 골키퍼 라이스 엠볼히(CSKA소피아)의 선방이 눈부셨다. 그는 연장 전, 후반 각각 1골씩을 내줬지만 상대의 파상 공격을 몸을 아끼지 않고 막아내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알제리는 조별리그부터 유럽 강호들과 대등하게 싸웠다. 지난 18일 벨기에와 1차전에서 후반 25분까지 1-0으로 앞서다 아쉽게 역전패했다. 2차전 러시아(23일)와의 경기에서는 1-1, 한국은 4-2로 대파했다. 대회 전 H조 최약체로 꼽히면서도 감독의 노련한 전술과 선수들의 투지가 조화를 이뤘다.
알제리는 이번 대회 출전한 필드 플레이어 20명 가운데 18명이 유럽 주요 리그에서 뛰고 있다.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 탄력에다가 창의적이고 섬세한 플레이에도 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도 알제리가 아프리카 대륙 팀들 중 가장 높은 22위다.
엠볼히 골키퍼는 경기 후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지만 패하고 말아 무척 아쉽다. 그러나 강 팀을 상대로 얼마든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오늘의 소득”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독일 일간지 벨트는 “독일이 알제리를 상대로 어렵게 8강에 올랐다”며 “경기 전 예상과 달리 궁지에 몰린 건 독일이었고, 비참한 처지였다”고 전했다. 축구 전문지 키커도 “독일이 운이 좋았다”며 “전후반 실점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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