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적금 펀드 주식 등은 자신의 의지대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경매재테크는 낙찰을 받아야 일단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고 마음에 든다고 해도 그 물건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평가한 후, 산정한 금액을 입찰가로 써서 다른 입찰자보다 높아야 비로소 낙찰이 되고 사실상 투자가 이뤄진다. 경매에서 투자 의지만 가지고 투자를 시작할 수는 없다.
실제로 경매를 하다 보면 스스로 책정한 것보다 당일 입찰가를 높게 쓰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특히 패찰을 한 경험이 많은 경우 더욱 그렇다. 일종의 보상심리가 발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경매의 가장 큰 장점을 본인의 낙찰 욕심으로 인해 포기해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경매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이유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라는 투자 원칙에 비춰볼 때 그나마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만큼 수익률도 떨어질 수 있다. 단순히 낙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익이 날 수 있는 적절한 가격으로 낙찰 받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고민 끝에 입찰가를 산정하고 법원에 왔는데 입찰하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치자. 본인이 입찰하려는 물건이 아닌 다른 물건을 입찰하려는 사람들일수도 있는데 일단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내가 예상한 입찰가로는 낙찰이 어려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 공들인 시간이 아까운데 조금 더 높게 써서 낙찰 받아 가자’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해서 만일 낙찰을 받으면 일단 기분은 매우 좋다. 흘렸던 땀방울의 보상을 받은 것 같다. 하지만 2등과의 입찰금액 차이가 기존의 쓰려던 입찰가보다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떨까. 혹시나 원하는 수익을 얻지 못하거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후회가 끊임없이 밀려온다.
이런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입찰 하루 전에 결정한 입찰가를 절대 법원에서 변경하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더라도 본인이 임장(현장 답사)을 통해 평가한 가격 이상의 입찰가는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미 좋은 물건인 점을 감안해서 입찰가를 산정했는데 낙찰 욕심에 입찰가를 더 높인다면 입찰가 자체에 거품이 있는 것이다.
오은석 북극성 부동산재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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