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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S 칼리프 국가 선포… 이라크 내전 중대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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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S 칼리프 국가 선포… 이라크 내전 중대 기로

입력
2014.06.3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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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북서부~이라크 동부 지역, 베일 속 인물 알바그다디 추대

극단주의 세력 추가 합류 가능성, 사우디 등 아랍왕국들엔 큰 부담

이라크 북부 이르빌 외곽에 있는 난민 캠프에서 29일 한 이라크 남성이 라마단 첫째 날 일몰까지 의무 금식을 끝낸 후 먹을 음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난민은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의 공격을 피해 모술과 인근 지역에서 도망쳐 이곳으로 왔다. 이르빌=AP 연합뉴스
이라크 북부 이르빌 외곽에 있는 난민 캠프에서 29일 한 이라크 남성이 라마단 첫째 날 일몰까지 의무 금식을 끝낸 후 먹을 음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난민은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의 공격을 피해 모술과 인근 지역에서 도망쳐 이곳으로 왔다. 이르빌=AP 연합뉴스

이슬람 수니파 과격 무장세력인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가 29일 지금은 사라지고없는 과거 이슬람 칼리프 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 수립을 공식 선언했다.

국가 수립까지 공표한 ISIS가 다른 이슬람 과격 세력을 흡수하며 중동 전역으로 세를 확장해 지하드(성전)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 ISIS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ISIS 최고지도자인 성직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3)를 칼리프로 추대했다”며 이슬람국가 창설을 밝혔다. 그는 또 “통치지역은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에서 이라크 동부 디얄라주에 이른다”며 “ISIS의 명칭도 이슬람국가(IS)로 바꾼다”고 전했다.

칼리프는 이슬람교 유일신 알라의 사도인 무함마드의 대리인으로, 무함마드의 종교ㆍ정치적 권한을 이어받아 이슬람 공동체를 다스리는 최고 통치자다. 종교와 정치의 최고지도자가 하나인 칼리프 국가는 무함마드 사망 후 4명의 칼리프가 선출되면서 이슬람권에 퍼지기 시작해 1924년 케말 파샤 터키 초대 대통령이 폐지할 때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어졌다.

칼리프 알바그다디는 빈라덴처럼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싸우자는 지하드(성전)주의자이지만 한 번도 대중 앞에 얼굴을 공개한 적이 없고 소문으로만 알려진 베일에 가린 인물이다. 이라크 디얄라주 출신의 사마라이 종족으로 바그다드 이슬람대학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까지는 무기를 만져본 적도 없지만 그 후 소규모 무장세력에 가담해 지금은 이라크에 수만 명, 시리아에 8,000명 정도의 부하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2005년 미군에 붙잡혀 이라크 남부 부카캠프에서 4년간 복역 후 석방됐으며 미국은 2011년 그에게 현상금 1,000만달러를 내걸었다.

너무 과격하다는 이유로 2월 알카에다에서 퇴출된 ISIS의 최종 목표는 지중해 연안부터 걸프지역을 아우르는 범이슬람국가 수립이다.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를 장악한 그들이 이슬람 국가의 영토를 중동 전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성전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신들은 “쿠르드족 자치지역 및 미국 동맹국인 요르단 등 중동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범이슬람국가 수립을 위해 성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방한 ISIS에 합세하려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찰스 리스터 브루킹스 도하 연구센터 연구원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ISIS의 이슬람국가 선언은 9ㆍ11 테러 이후 성전주의자 운동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는 “알카에다 분파나 다른 독립적인 이슬람 성전 세력들은 이제 ISIS 합류나 반대 중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카에다에서 축출된 ISIS가 기존의 중동 이슬람 국가뿐 아니라 알카에다 리더십에도 도전했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지역 왕국들 역시 칼리프 체제의 이슬람국가 수립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ISIS는 이슬람국가 수립을 밝히면서 칼리프의 권한과 군대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에서 다른 국가나 단체 등의 합법성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특히 ISIS와 전면 충돌하고 있는 이라크의 처지는 한층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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