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대관령국제음악제 15일 개막
伊·스페인 클래식 50여곡 선봬
격정의 플라멩코·집시 음악 만날 기회
정명화 "2016년 겨울 음악제 계획"
찬란한 햇볕, 온화한 기후의 남유럽이 대관령의 푸른 산천에 내려 앉는다. 11회째를 맞는 대관령국제음악제는 간판을 ‘오 솔레 미오(오 나의 태양)’로 내건다. 지난해 행사가 ‘오로라의 노래’라는 제하로 북구의 클래식을 부려놓았다면 올해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클래식을 아우른다. 7월 15일부터 8월 5일까지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를 비롯한 강원 지역이 찬란한 양광 속에서 거듭난다. 독주자 51명을 비롯해 오케스트라ㆍ앙상블 등 모두 227명의 연주자가 마련하는 향연이다.
강원도와 강원문화재단 등 주최 측은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음악제에서 선보이는 101개 작품 중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나온 작품이 50여곡”이라며 “집시 문화 특유의 역동적 플라멩코 기타와 춤의 정수를 만날 기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정경화ㆍ정명화 두 예술감독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소프라노 캐슬린 킴과 메조 소프라노 엘리자베스 드숑의 무대를 한국에서 만날 기회”라고 방점을 찍었다. 드숑은 특히 이탈리아 작곡가 피체티의 ‘이탈리아 통속시에 의한 세 개의 칸초네’를 한국 초연한다. 킴, 드숑 두 샛별은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 15번 C장조’에도 참여해 모차르트의 영원성을 노래한다.
두 자매 예술감독의 녹슬지 않는 연주를 확인할 기회이기도 하다. 언니가 클라라 주미 강 등과 차이콥스키의 현악 6중주곡 ‘플로렌스의 추억’ 등을 들려주면, 동생은 권혁주 등과 비발디의 ‘세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등으로 답한다.
지난해의 감동이 올해도 계속된다. 게리 호프만 등 세 첼리스트들이 잇달아 연주해 호평을 받았던 ‘바흐에의 경의’를 올해는 한국의 신예들이 잇는다. 김다솔(하프시코드), 김택형(오르간), 손열음(피아노) 등이 같은 제하로 여는 콘서트가 그것이다.
이 음악제가 특히 자부하는 것은 현대음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 표명이다. 거장 필립 글래스의 ‘현악 4중주 5번’ 등에서 느끼는 현대적 선율이, 평소 느끼기 힘들었던 감동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움을 찾는 이 음악제의 행보는 신예 작곡가를 위한 자리로 계속된다. 그 중 박정규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여명’은 세계 초연되는 것으로 김남윤(바이올린), 김태형(피아노)이 연주한다.
이번 제전을 위해 만든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또한 관심의 대상이다. 마드리드의 퀸 소피아 음악원 교수인 스페인 지휘자 안토니 로스 마르바는 베를린 필, 스페인 필 등을 지휘한 경력이 있다. 이에 조응할 합창단의 지휘자는 국립합창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구천 씨다.
음악제의 또 다른 자랑은 찾아가는 음악회다. 15일에는 평창문화예술회관을 찾아간다. 18일 속초를 출발해 31일 강릉에서 끝을 맺는 강원 지역 순회 연주도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 김성환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은 “마스터 클래스를 더욱 확충하기 위한 장학 재단 사업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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