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ㆍ미얀마 이어 통제국가엔 세번째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서비스 기업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27, 28일 쿠바를 방문해 인터넷 환경 개선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의 독립뉴스사이트 ‘14medio.com’에 따르면 슈미트 회장이 포함된 구글 경영진은 방문 기간 수도 아바나에서 정부 관리들을 만나 IT 산업 및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 접근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과학기술학교와 컴퓨터과학대 등을 방문했다. 슈미트 회장은 “쿠바는 정치와 경제를 개방하고 미국은 금수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며 “양국이 정치적으로 어려운 일을 해야 하나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슈미트 회장이 인터넷 통제국가를 방문한 건 지난해 북한(1월)과 미얀마(3월)에 이어 세 번째다. 구글은 쿠바 방문 일정과 목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개발도상국에 인터넷 기술 등을 지원해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던 북한 및 미얀마 방문 목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쿠바에서 인터넷은 대학, 연구단체, 국가기관, 특급호텔 등에만 설치돼 있고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은 의사, 언론인을 포함해 정부 인가를 받은 일부 전문직 계층에 한정돼 있다. 한국의 ‘PC방’과 유사한 인터넷카페가 최근 문을 열기도 했으나 시간당 이용료가 국영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 수준인 20달러로 비싼 편이다. 쿠바는 지난해 베네수엘라와 수중 케이블을 연결해 인터넷 환경을 다소 개선하기도 했다.
슈미트 회장은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도록 만들고 싶다”며 “쿠바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IT 전문매체인 벤처비트는 “슈미트 회장은 인터넷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중국과 인도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검열을 문제 삼기도 했다”며 “이번에도 쿠바의 인터넷 환경을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큰 돈 들이지 않고 쿠바 국민들에게 검열 받지 않는 인터넷 접속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방문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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