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국산 디젤 세단 경쟁시대가 열렸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BMW, 폭스바겐 등 독일산 디젤 세단의 공세를 막기 위해 너나 없이 디젤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지난 3월 ‘말리부 디젤’을 출시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현대자동차가 ‘그랜저 디젤’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펼쳐졌다. 여기에 오는 3일에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주력 세단인 SM5의 디젤 모델 ‘SM5 D’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업체들간 경쟁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선점에 나선 ‘말리부 디젤’
지난 3월 출시된 말리부 디젤은 국내 첫 디젤 중형 세단으로, 출시 보름 만에 연간판매목표량 2,000대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엠(GM) 유럽 파워트레인이 개발하고, 독일 오펠이 생산하는 2.0리터(L) 4기통 터보 디젤 엔진과 아이신 2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35.8kgㆍm의 힘을 발휘하며, 연비는 복합 13.3km/L, 고속 15.7km/L, 도심 11.9km/L이다.
가격(자동변속기 기준)은 LS디럭스가 2,703만원, LT디럭스는 2,920만원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말리부 디젤이 인기를 끌자, 준중형 디젤 세단인 크루즈 역시 올해 들어 판매량이 급증했다”며 “올 하반기 일부 편의사양을 변경한 2015년형 말리부 디젤을 출시해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산 최초의 준대형 디젤 세단 ‘그랜저 디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3일 선보인 그랜저 디젤은 국산 최초의 중대형 디젤 세단이다. 싼타페ㆍ맥스크루즈 등 레저용 차량(RV)에 적용한 2.2ℓ R엔진을 기반으로 개발한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 엔진은 유로6(유럽연합 자동차 유해가스 배출기준)도 충족한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ㆍ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며, 연비도 14.0km/ℓ로 준수한 편이다. 가격은 3,254만원~3,494만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디젤은 최초의 준대형 디젤차로 동력성능과 연비 등에서 기존 디젤 모델과 차별성이 있다”며 “수입 디젤차 판매 확대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새로운 병기 ‘SM5 D’
르노삼성이 내달 3일 출시하는 SM5 디젤 모델 ‘SM5 D’는 배기량을 낮추고 연비를 높이는 엔진 다운사이징 모델이다.
엔진 배기량을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낮춰 1,500cc로 제작했다. 연비는 가솔린 모델보다 약 25% 높은 리터당 16.6km 구현한다.
특히 SM5 D는 110마력에 24.5토크의 성능을 확보해 주행성능에서도 500cc 높은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판매가격은 아직 미정으로, 기본형이 약 2,500만~2,600만원, 스페셜이 약 2,600만~2,70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5 D는 기존 차 급의 벽을 허무는 신개념 디젤 세단”이라며 “국내 중형 디젤 세단의 저변 확대를 위해 파격적인 가격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국산 디젤 승용차들이 BMW, 폭스바겐 등 수입차가 주도해온 디젤차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 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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