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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로 4년만의 결혼식 "새 신부처럼 가슴 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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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로 4년만의 결혼식 "새 신부처럼 가슴 떨려요"

입력
2014.06.2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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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출신 쿤티아씨

청첩장부터 축가까지 일체

아시안허브-가시부시 도움받아

28일 결혼 4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 삼소 쿤티아 (사진 앞쪽)씨가 최진희 아시안허브 대표와 ‘가시부시’의 문화림, 라우영씨(뒤쪽 왼쪽부터)와 함께 하객선물을 준비하며 활짝 웃고 있다.
28일 결혼 4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 삼소 쿤티아 (사진 앞쪽)씨가 최진희 아시안허브 대표와 ‘가시부시’의 문화림, 라우영씨(뒤쪽 왼쪽부터)와 함께 하객선물을 준비하며 활짝 웃고 있다.

“하객 선물은 몇 개나 준비하죠?” “얼굴 색조 화장은 좀 옅게 하는 게 좋겠어요.”

27일 서울 금정구 아시안허브 센터에서는 결혼식을 코 앞에 둔 한 신부와 센터 직원들이 다음 날 진행될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이주 여성들에게 일자리 제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아시안허브가 창립 1주년을 맞아 특별한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될 결혼식의 주인공은 결혼 이주여성인 삼소 쿤티아(30ㆍ캄보이다)씨. 쿤티아씨의 결혼식은 여러 사람들의 힘을 모은 재능기부 형식으로 진행된다.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 디자인은 아시안허브 자원활동가가, 주례는 쿤티아씨의 교회 목사님이 맡았다. 사회와 축가도 자원봉사자들의 재능 기부로 채워졌다. 하객들을 위한 선물로는 아시안허브 자원활동가들이 만든 폐현수막으로 만든 가방, 휴지케이스 등 에코디자인제품으로 준비했다. 여기에 대학생 비영리단체 ‘가톨릭대 가시부시’가 팔을 걷고 나서면서 한결 쉽게 추진됐다. 결혼식 장소인 카페도 마련했고, 결혼식 드레스와 신부화장, 헤어스타일, 사진촬영 등도 가시부시 회원들이 도맡은 것.

쿤티아씨가 한국에 오게된 사연은 조금 특별하다. 보통 결혼정보업체의 소개로 입국하는 다른 결혼이주여성들과는 달리, 우연히 현지에서 만난 지금의 남편(36)과 한 눈에 사랑에 빠져 연애 결혼에 성공한 것. 2010년 한국에 입국한 쿤티아씨는 두 아들(4, 2)과 함께 살면서도 경제사정 등으로 인해 정식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 입국 4년 만에 주변의 도움으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쿤티아씨는 “남편과 4년이나 같이 살았는데도 막상 결혼식을 한다니 가슴이 콩닥콩닥 떨린다”며 “우리 가정의 행복을 위해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며 웃었다.

아시안허브와 가시부시는 앞으로 결혼 이주여성들이 단순 일용직 근로자가 아닌, 전문 직종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결혼식도 통번역가, 다문화 강사 등 이주여성 전문 교육 업체 아시안 허브와 결혼 이주여성 웨딩플래너 양성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가시부시가 만나면서 전격 이뤄졌다. 가시부시도 이번 행사를 통해 결혼이주여성들이 웨딩플레너에 관심을 갖고 향후 이주여성들의 결혼 설계를 도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최진희 아시안허브 대표는 “아시안허브 1주년을 맞아 가시부시와 함께 의미있는 결혼식을 진행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이주 여성들이 자립의지를 키워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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