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이후 수출보다 수입을 더 많이 해 2년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내고, 적자 규모도 커졌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ㆍEU FTA 발효 3년차인 2013년 7월∼2014년 5월 EU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액은 473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8% 증가했다. 반면 수입액은 547억달러로 12.5% 급증해 무역수지가 7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EU의 수입 수요가 줄고 원ㆍ유로 환율이 하락세를 보인 점을 무역수지 악화 이유로 들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 등에서 들여오던 기계, 원유, 석유제품의 수입처를 EU로 바꾼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같은 기간 EU에 대한 일본(-8.0%), 중국(-0.2%) 등 경쟁국의 수출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는 선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FTA 혜택(관세 철폐 또는 인하)을 보는 합성수지(19.3%), 플라스틱 제품(7.7%), 조명기기(6.1%)의 수출이 늘었다. 수입이 늘어난 품목은 자동차, 원동기·펌프, 반도체 제조장비, 항공기 및 부품 등이다. 이중 반도체 제조장비의 수입은 136.1% 급증했다.
3년차 농수산물 수입액은 돼지고기, 밀, 포도주, 초콜릿, 맥주 등을 중심으로 35억 달러를 기록, 2년차보다 18.8% 증가했다. 반면 우리나라가 EU에 수출한 농수산물은 2.5% 늘어난 4억 달러에 불과했다. 김, 미역, 오징어, 문어, 과일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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