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의 단체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지난 4월 17일 고 염호석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19일부터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해 온 지 41일 만이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조원으로 구성된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협력사 사측의 단체교섭 대리권을 위임받은 경영자총협회와 함께 단체협약을 진행해 왔다. 28일 저녁 7시 열린 노조 찬반투표에서는 전체 조합원의 62.1%인 610명이 투표하고 534명(찬성률 87.5%)이 찬성했다. 이어 오후 9시30분께 노사 양측이 고용노동부 서울지청에서 조인식을 가졌다.
조인식엔 노측에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곽형수 지회장직무대리와 박대윤 양산분회장, 금속노조 윤욱동 사무처장이 참석했으며 사측을 대표해 남용우 경총 노사대책본부장, 황용연 경총 노사대책팀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은수미 의원이 함께 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날 협력사 노사간 합의에 대해 "협력사와 노조간 교섭 합의가 원활히 이뤄진 것을 환영한다"며 "고 염호석씨의 뜻하지 않은 사망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번 협상 타결과 관련해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날로 농성을 끝내고 30일 염씨의 영결식을 지낼 예정이다.
이날 체결한 기준협약안의 내용은 기본급 월 120만원, 수리가 60건 이상일 경우 건당 2만5,000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돼 있다. 노조가 타임오프 9000시간을 6명 이내 분할 사용하고 3인의 임원에 대해 무급휴직 처리를 요청할 경우 회사는 보장토록 하는 안도 들어있다. 49개 서비스센터 노사는 이 기준안에 따라 단체협약을 맺게 된다.
여태까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은 기본급이 전혀 없이 100% 성과급만 받았으며, 회사 경비로 처리해야 할 유류비 통신비도 직원이 부담해야 했다. 특히 지난해 7월 노조가 결성된 후에는 일부 조합원들이 일감을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최종범 염호석 씨 등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다.
박정미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이번 단협을 이뤄낸 원동력에 대해 “1,000명에 가까운 서비스 조합원들은 41일 간의 삼성 본관 앞 농성 기간 중 전혀 이탈이나 흐트러짐이 없었다”면서 “삼성도 이러한 모습을 매일 보면서 빨리 해결해야겠다는 절박함을 느끼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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