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50억에 19.47% 매입, 기관경고 중징계 예상돼
당국 승인 여부가 변수로
KB금융이 LIG손해보험을 6,85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금융당국의 경영진 징계가 미뤄진 바로 다음 날 계약이 체결되면서 갖은 해석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27일 이사회를 열어 LIG손보 지분 19.47%를 6,8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승인하고 LIG그룹과의 주식매매계약(SPA) 사실을 공시했다. KB금융은 재무구조 건전성, 사업 계획, 경영 방향 등을 살피는 금융감독원의 자회사 편입 심사를 거쳐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LIG손보를 자회사로 정식 편입할 수 있다.
주 전산시스템 선정 갈등 등을 두고 금융당국의 징계를 앞두고 있는 KB금융은 이번 LIG 인수로 한시름을 놓게 됐다. 숙원이었던 비은행 부문 강화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KB금융 측은 이날 “금융지주사 내 손해보험사를 편입하는 최초 사례”라며 “다양한 시너지 창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가장 큰 변수는 금융당국의 승인 여부다. KB금융이 LIG손보를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KB금융은 2012년 종합검사를 토대로 한 평가에서 2등급을 충족시켰지만, 최근 잇따른 사건ㆍ사고로 감점요인이 많은 상황. 특히 금융감독원이 KB금융에 기관경고, 경영진에 중징계를 사전통보한 만큼 승인 심사 통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일각에선 전날인 26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KB금융에 대한 징계를 연기한 것이 인수 승인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 섞인 해석도 내놓는다. 하지만 인수 승인 시점이 징계 이전으로 크게 앞당겨지지 않는다면 큰 연관성은 없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 다만, 징계 연기가 징계 수위 하향으로 이어진다면 인수 장벽은 완전히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추가 지분 매입을 위한 비용도 KB금융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LIG손보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1년 내에 30%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 10% 넘는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려면 상당한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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