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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셋 박지성, 마지막 월드컵 스토리 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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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셋 박지성, 마지막 월드컵 스토리 썼으면..”

입력
2014.06.2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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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그리스전. 박지성 선수가 쐐기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원유헌 기자.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그리스전. 박지성 선수가 쐐기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원유헌 기자.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 실패가 확정된 27일 아침. 탈락 여파로 인한 아쉬움 반, 희망 고문 해제에 대한 후련함 반씩을 안고 두 남자가 수다 한 판 벌였다. 한국일보 디지털뉴스부 두 기자가 벌인 ‘내 멋대로 월드컵 총정리’를 전한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한국과의 벨기에의 경기가 열린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후반전 이청용이 경기가 뜻대로 풀리않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벨기에에게 1대0으로 패한 한국 축구는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한국과의 벨기에의 경기가 열린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후반전 이청용이 경기가 뜻대로 풀리않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벨기에에게 1대0으로 패한 한국 축구는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이청용은 왜

H : 박주영도 박주영인데 이청용이 너무 못했어.

K : 그렇지. 측면공격수인데 역습도 크로스도 없고, 슈팅타이밍도 계속 끌었어.

H : 경험도 많은데 왜 그랬지. 자신감도 없고. 평가전 때부터 걱정 좀 됐는데 공격력 수비력 지적 덕분에 피한 느낌도 있지. 막내 손흥민이 부지런했지. ‘조별과제 조장’이라던데?

K : 기성용도 그렇고 '쌍용'칭찬 받을 때의 저돌적인 면이 없어졌어.

#두 얼굴의 팀

H : 알제리전이 두고두고 아쉬워. 잃어버린 45분.

K : 전반 45분만 보면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최악의 플레이를 한 팀이 아닌가?

H : 전-후반 완전히 다른 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대체 하프타임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

K : 후반전만 놓고 보면 2-1로 이긴 거 아냐. 러시아전 이근호 골이랑은 달리 2골 다 짜임새 있게 들어갔고.

H : 그걸 벨기에 전까지 못 끌고 갔네. 열심히는 뛰던데.

K : 벨기에 전은 보란 듯이 한 골 넣고 이겨줬으면 했어. 경기 전엔 골프쳤고, 경기 할 땐 16강 후에 쓸 카드 점검 하는 것 같고.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 연합뉴스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 연합뉴스

#브라주카, 네가 뭔데

K : 우리나라 골 먹은 상황이 아쉬워. 브라주카 공략을 못한 거야. 일단 슛 때리고 달려 들어가서 넣어야 되는데 그게 안 됐어. 알제리전 전반에도 슈팅 수 0이었던 이유가,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라 안 때려서야. 때렸으면 그 다음 기회가 충분히 찾아왔는데.

H : 배짱이 왜 이렇게 없지. 나이 먹으면서 겁이 많아진 건가.

K : 벨기에전 보면서 희망도 간절함도 있었는데, 그걸 압도한 게 답답함이었어.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마친 대표팀에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닌 증명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KBS 제공/2014-06-27(한국일보)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마친 대표팀에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닌 증명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KBS 제공/2014-06-27(한국일보)

#이영표, 틀렸다.

H : “좋은 경험이었다”던 홍명보 감독 인터뷰에다 대고 이영표 해설위원이 한 말이 정답. “월드컵은 경험하러 온 자리가 아닌 증명하러 온 자리다”

K : 증명했잖아. ‘이건 아니다’라는 거. 솔직히 자신감 너무 없었어. 이근호 골? 골키퍼 실수도 있었지만, 자신감이 만들어 낸 골이었거든.

H : 모두 다음 월드컵을 기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었어. 절실함이 부족해 보였어.

#주인공이 없다

H : 우리 선수 중엔 이번 월드컵이 은퇴 무대가 될 만한 선수가 거의 없었네. 곽태휘 정도?

K : 그러게, 세대교체 선언하고 나온 벨기에도 판바이텐이 있었고, 러시아도 케르자코프가 있었어. 클로제도 있고, 피를로, 부폰도 있고, 크로아티아 올리치, 코트디부아르 드로그바 봐 얼마나 투혼 불살랐어. 투혼 참 아름다웠지.

H : 안타깝다. 우린 굵직한 스토리 하나 안 나오네.

K : 지금 우리 2002월드컵 멤버 한 명도 없던 거지?

H : 마이크 잡고 있지 뭐.

지난 5월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 박지성축구센터에서 열린 박지성 선수의 '은퇴 선언 및 결혼 발표 기자회견'에 예비신부인 김민지 전 아나운서가 깜짝 방문해 박 선수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 박지성축구센터에서 열린 박지성 선수의 '은퇴 선언 및 결혼 발표 기자회견'에 예비신부인 김민지 전 아나운서가 깜짝 방문해 박 선수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신이 있어야 할 곳

#당신이 있어야 할 곳

K : 차두리가 쓴 글에서 대표팀에서 고참들에게 배운 게 많다고 언급했는데, 지금 그 고참급 선수가 없어. 고참급 선수들이 했고.

H : 공감. 사실 차두리도, 김남일도, 박지성도 뛸 욕심 더 부렸으면 어땠을까? 마지막 월드컵 스토리도 썼다면 좋았을 것 같고. 홍 감독 선발도 솔직히 아쉽고. 사실 히딩크 감독도 2002년에 홍 감독 뽑을까 말까 하다가 구심점 역할 맡기면서 뽑았는데….

#뇌 구조 기사를 봤어야지

K : 벨기에전 엔트리에 변화 준 건 어땠다고 봐? 김승규, 김신욱 나이스였잖아. 스페인도 3차전 나간 마타 잘했거든. 욕 먹어야 돼. 선수 활용을 못했어.

H : 감독 스타일이 그래서. 좋게 말하면 고집, 나쁘게 말하면 아집. 고집 부릴 거 끝까지 부리던가. 감독도 그러면서 하나 배운거지.

K : 우리가 짚어 줬잖아. 델 보스케 뇌 구조로.(웃음) 벤치에 있던 선수들 간절함 있었고, 나가서 골로 증명했잖아.

델 보스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의 뇌 구조/2014-06-24(한국일보)
델 보스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의 뇌 구조/2014-06-24(한국일보)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H : 그나저나 아시아 몰락 어떡하지? 다음에 본선 티켓 배정 줄어드는 거 아닌가.

K : 그럴 리는 없지 않을까? 시장이란 게 있는데.

H : 시장 얘기 나와서 그런데 중국 축구는 정말 미스터리야. 그 많은 인구 중에서 축구 잘하는 23명 뽑은 게 매번 그건가. 이거 나 중학교 때부터 가진 의문인데. 서른 다 됐는데도 안 풀려.

K : 중국 축구 열기는 대단하잖아. 이번에도 월드컵보다 사람도 죽었다면서.

H : 도박판이 또 워낙 커서... 그것 때문에 다 말아먹는건가.

#4년 후에는...4년 뒤까지

H : 4년 후엔 어떨까?

K : 지금 선수들이 실력 유지하면서 성장해 고참급으로 자리 잡고, 이승우나 백승호 같이 유럽 명문 유스클럽에서 성장하는 선수들이 잘 커주면 더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H : 그 때까지 그냥 기다려? K리그도 한 번 돌아 봤으면 해. 언제든 옆에 있잖아. 연고팀 애정 갖고 보면 재밌어. 또 알아? 4년 뒤에 '내 팀'에서 월드컵 대표 선수 하나 나올 지. 한 번 가자!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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