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로 인해 곰팡이 질환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곰팡이는 머리, 턱수염, 손, 샅뿐만 아니라 등이나 가슴 등 우리 몸 어디에서나 생긴다. 이 때문에 천식과 두통, 어지럼증 등으로 고통을 받고, 아토피성 피부염도 악화시킨다. 최근 병원에는 곰팡이에 의한 어루러기(전풍)와 구내염 환자가 부쩍 늘어나 주의가 필요하다.
곰팡이는 25~30도, 습도 60~80%의 조건에서 가장 잘 번식한다. 그래서 곰팡이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을 깨끗이 씻고 잘 말려주는 것이다.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반드시 목욕하고, 목욕한 뒤에는 물기가 남기 쉬운 발가락 사이와 샅, 겨드랑이를 완전히 말린다. 꽉 죄는 옷이나 신발, 양말은 땀이 차기 쉬우므로 피하는 게 좋다. 집안에서 곰팡이를 줄이려면 환기를 잘해야 한다. 수시로 창문을 열어 집안을 말리고, 제습기를 쓸 때는 20~30분씩 하루 4~5회 틀어 온종일 적정 습도를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땀 차는 부위 얼룩덜룩해지면 어루러기
고온 다습하면 각종 피부 노폐물이 땀구멍을 막기 쉽다. ‘말라세지아 푸르푸르’라는 곰팡이균이 일으키는 어루러기는 바로 그 틈을 노리고 파고 든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최근 들어 등과 목 부위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생겨 보기 흉하다며 어루러기 치료를 원하는 젊은이가 눈에 부쩍 띄게 늘어났다”고 했다.
어루러기는 주로 겨드랑이, 가슴, 등, 목 부위에 감염되고 황토색, 붉은빛을 띠는 다양한 모양의 반점과 하얀 버짐 같은 것이 섞인 채로 나타난다. 반점들이 서로 뭉쳐 더 큰 반점이 되기도 하는데, 얼룩덜룩한 것이 보기에도 좋지 않다. 어루러기는 대부분 더운 날씨로 인해 많이 흘리는 땀을 곧바로 씻어내지 못해 생긴다. 항진균제를 부위별로 2주간 바르고, 감염 범위가 온몸에 걸쳐 퍼져 있을 때에는 먹는 항진균제로 치료하면 된다.
말라세지아균은 무덥고 습할 때 번성하므로 가능한 한 주위 환경을 건조하고 시원하게 유지하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즉시 샤워해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속옷도 자주 갈아입되, 되도록 햇볕에 잘 말리거나 삶아서 건조해 사용하는 게 좋다. 임 원장은 “다른 사람이 입던 옷이나 쓰던 수건을 같이 사용하거나 남에게 빌려주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했다.
칸디다균에 의한 구내염도 기승
구내염은 말 그대로 혀나 구강 점막 등 입안에 생긴 염증을 말한다. 칸디다균에 의해 감염 부위가 하얗게 패이거나 부어올라 화끈거리고 따끔거리며 근질거린다. 심하면 환부가 붉게 충혈돼 쓰리고 아파 식사하기도 힘들어진다. 입 냄새로 심해진다.
김광호 한림대 평촌 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영ㆍ유아나 노약자에게 흔하지만 일반 성인도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과로로 스트레스가 겹칠 때에 발병하기 쉽기 때문이다. 젖먹이의 경우 잘 소독하지 않은 젖병이나 고무로 만든 가짜 젖꼭지로 인해 감염되기도 한다. 이 경우 열이 없어도 통증을 느껴 아기는 모유나 분유를 잘 먹지 않으려고 한다. 따라서 먹는 양이 적어져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병 초기에 확실히 잡아야 한다. 김 교수는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면 엄마도 젖을 물리는 과정에서 ‘핑퐁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곰팡이 검사와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보통 구내염은 양치질로 구강을 청결히 해주고 항생물질이 포함된 의료용 양치 약을 2주 이상 사용하면 좋아진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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