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인 한국거래소 감사 한 명을 뽑는데 17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 이후 공공기관 인사에서 관피아(관료 출신)가 배제되자 “이 때가 기회다” 싶어 너도나도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임기 2년의 상임 감사위원 공개 모집 접수를 마감한 결과 17명이 지원서를 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전에 몇몇 후보로 추려졌던 인사들만 지원서를 내기 때문에 지원자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극히 이례적”라며 “지원자 중에는 교수가 가장 많았고, 정치인과 업계, 법조계 출신 지원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관피아 취업제한 조치 등으로 관피아가 배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해 지원이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거래소 감사위원은 주로 기획재정부, 감사원, 청와대 출신의 관료들이 맡아왔다. 올 4월 임기가 끝난 김성배 감사위원도 외교통상부 출신 인사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관피아가 떠난 자리에 정치인이나 교수들이 기회를 엿보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3명의 명단을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제출했다. 공운위 심의가 끝나면 거래소는 다음달 7일 임시주총을 열어 최종 결정한다. 내정자는 기재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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