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역 개축 따라 조선민족예술관으로 이전 2018년 재개자 맞춰 재설치
올해 1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賓) 역사 안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하얼빈 역사 개축 사업에 따라 새롭게 단장한다.
26일 하얼빈시에 따르면 중국 철도당국은 110년 역사를 가진 하얼빈역의 여객 수송능력을 높이고 교통 허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안에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18년까지 역사를 전면 개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1층 귀빈 대합실을 개조해 만든 200㎡ 규모의 안 의사 기념관도 역 바깥으로 임시 이전했다가 새 역사가 재개장하는 시점에 맞춰 역 안에 다시 설치될 예정이다. 임시 이전 장소로는 하얼빈 시내 조선민족예술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안의사 기념관이 있었던 조선민족예술관은 지난 1월 하얼빈 역에 기념관이 개관되자 외부인 관람을 제한하고 안 의사 관련 자료를 보관하는 역할만 해 왔다.
안 의사 기념관은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 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기념시설물 건립을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중국은 한중 정상회담 7개월 만인 올해 1월 개관식을 열었다. 개관 이후 6월초까지 약 5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정도로 국내외 높은 관심이 쏟아졌다. 기념관 입구는 의거 당시 하얼빈 역을 그대로 축소한 형태로 꾸며져 있으며 기념관에 설치된 시계는 안 의사의 거사 시간인 오전 9시 30분에 멈춰 있다.
하얼빈역은 러시아가 청나라와 협상해 동청(東淸)철도를 부설하면서 1899년 10월 현재 역 위치에 임시 건물을 짓고 역장실, 전보실, 휴게실 등으로 사용했던 것이 기원이다. 1903년 동청철도 전 구간이 정식 개통하면서 기차역의 형태를 갖췄고 1909년 10월 26일에는 안 의사가 하얼빈역 승강장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1956~1961년 낡은 하얼빈 역사를 철거하고 현재 역사의 골격을 갖췄으며 이후에도 5차례 증축했지만 열차 및 여객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전면 개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 개축은 기존 역사를 철거하고 현대식 역사를 새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역사 개축에 63억위안(1조원), 역주변 구도심 개발에 40억위안(6,500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역 지하 공간을 강화해 지하철 환승이 가능해진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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