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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몸값 좇다가 큰코 다친 한류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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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몸값 좇다가 큰코 다친 한류스타들

입력
2014.06.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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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과 고액 광고계약한 김수현 '칭바이산 생수'로 역사 문제 불거져

학계 "동북공정 무관"에 잦아졌지만

"외국 자본 좇아 한국시장 포기했나" 국내 팬들은 스타 뺏긴 듯 불편한 심기

중국 저장성 원저우 주민들이 제화업체 프로모션에 참석한 김수현(오른쪽)을 보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키이스트 제공
중국 저장성 원저우 주민들이 제화업체 프로모션에 참석한 김수현(오른쪽)을 보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키이스트 제공

전세기는 기본이다. 10억원 이상의 방송출연료와 광고계약금은 그야말로 ‘억’ 소리가 절로 날 정도다. 중국이 한국 한류스타들에게 내미는 황홀한 조건이다. 마다할 까닭이 없다. 일본의 한류가 주춤한 사이 중국이 한국 드라마와 가요를 사랑해 주는 것은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최근 불똥이 튀었다. 그것도 역사인식이라는 미묘한 방향으로 말이다.

그 중심에 배우 김수현이 있다. 그가 출연한 SBS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서 인터넷으로 실시간 방영돼 현지인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는 지난달 ‘별에서 온 그대’의 조회수가 25억을 돌파하자 그에게 감사패까지 전달했다. 그런 김수현이기에 한국 기업뿐 아니라 중국 기업에게서도 모델로 서달라는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홍콩의 한 언론에 따르면 김수현은 최근 중국에서 10건 이상의 광고 계약을 하고 60여개의 행사에 초청돼 2억위안(약 326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언론은 김수현의 광고모델료가 10억원 이상으로 뛰어 올랐고 프로모션 등 행사 초청 개런티도 120만위안(약 2억원)으로 치솟았지만 여전히 수십 개 기업이 그를 잡기 위해 줄을 설 정도라고 보도했다.

김수현은 ‘별에서 온 그대’에 나란히 출연한 전지현과 함께 얼마 전 중국 헝다그룹 생수 브랜드 ‘헝다빙촨(恒大氷泉)’의 광고 모델로 발탁돼 광고 촬영을 마쳤다. ‘창바이산(長白山) 광천수’의 모델이 된 두 사람은 610만 위안(약 10억원)의 광고료를 받았다. 청룽, 판빙빙 등 이 생수의 이전 모델들보다 몸값이 더 높아 중국에서도 “헝다그룹이 거액을 들여 역대 최고 몸값을 지불했다”는 말이 나돌았다.

사실 한국에서 10억원은 이미 익숙한 금액이다. 중국 장쑤위성TV는 3월 예능 프로그램인 ‘최강대뇌-더브레인’에 김수현을 출연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띄우는 등 총 10억원의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강대뇌’는 중국 내 방송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었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향후 중국에서 활동하려는 다른 국내 스타들에게 이들의 활동이 탄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수현과 전지현의 질주에 최근 제동이 걸렸다. 두 사람이 모델로 나선 생수의 원산지가 백두산이 아니라 ‘창바이산’으로 표기된 게 문제가 됐다. 한국의 일부 네티즌은 “한류스타가 중국의 동북공정에 이용 당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두 사람의 소속사는 광고를 세심하게 검토하지 못했다며 팬들에게 사과하며 “당장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김수현의 소속사인 키이스트는 “헝다그룹과 재논의한 끝에 한·중 양국의 더 많은 교류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지했고 생수 취수원의 표기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음을 서로 인정했다”며 계약을 해지하지 않겠다고 번복했다. 김수현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경우 위약금이 계약금의 10배에 달하는 것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창바이산은 중국에서 1,000년 가까이 사용한 명칭으로 동북공정과 무관할 수 있다는 반론이 학계에서 제기되면서 이 문제는 하나의 해프닝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김수현이 한국 시장을 포기한 것인가” “중국의 거액 앞에 그 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졌다”며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사의 예능국장은 “중국이 거대 자본을 내세워 한류스타들을 예능 프로그램 등에 활용하면, 한국의 시청자들이 그들이 나오는 프로를 보기 위해 돈을 내야 할 수도 있다”며 “한국 연예 산업이 발전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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