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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해체의 아픔을 다룬 시집 ‘사랑 그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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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해체의 아픔을 다룬 시집 ‘사랑 그 뒤에’

입력
2014.06.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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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뒤에/2014-06-25(한국스포츠)
사랑 그 뒤에/2014-06-25(한국스포츠)

가족해체의 아픔을 다룬 시집 ‘사랑 그 뒤에’

격조있는 슬픔으로 세상을 노래해온 이규배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사랑, 그 뒤에’를 내놨다.

저자는 19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시인을 꿈꾸었던 영민한 문학청년에서 운동권의 일원으로, 다시 학생들에게 올곧은 지향을 가르치던 스승으로 자신의 존재를 변화시켜 온 시인이다.

그는 이 시집에서 아버지와 사별, 아내와 이별, 두 누님과의 연속 사별, 그리고 6개월 뒤 어머니와의 사별 속에서 어린 두 자녀를 길러야 하는 한 아버지 가정에서 오는 좌절과 아픔, 책임감, 방황, 그리움, 신념, 희망 등을 노래하고 있다. 1부 ‘사랑, 그 뒤에’, 2부 ‘설잠(雪岑)’, 3부 ‘사모곡’, 4부 ‘교감’ 총 4부로 구성됐다.

동북아시아미학을 전공하고 향가, 시조를 공부한 현대시인답게 가족 문제와 관련한 개인 서정을 밀도 있고 율동감 넘치는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고전미 넘치는 시적 구성에 표현기법은 매우 현대적이며 구성과 전개가 단아하다. 일상적이면서 전통적인 시어들은 고도로 압축돼 있다.

신경림 시인은 “화강암과 같이 단단한 구성 속에서 운율을 살려내는 시인”이라 했고, 비평가인 김사인은 “30 이후부터 주변에서 좀체 보기 어려운 마음의 경지를 보여준 우리 문학의 또 하나의 훌륭한 시인”이라고 평했다.

1988년 시 동인지 ‘80년대’ 2집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사무국 총무간사로 활동하며 작가회의 시창작 2분과 결성, 노동문학위원회 결성,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노동예술위원회 결성 등에 적극 참여했다. 시집으로 ‘투명한 슬픔’, ‘비가를 위하여’, ‘아픈 곳마다 꽃이 피고’ 등이 있다. 현재 계간문예지 문학iN의 편집인 겸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규배 지음. 작은숲. 88쪽. 8,000원.

김지곤기자 photo@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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