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는 싱가포르 경마시행기관인 싱가포르 터프클럽(Singapore Turf Club)과 2014년 기준 연 매출환산 230억원 상당의 경주실황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실제 수출은 지난 21일 토요경마부터 진행됐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개최된 경주 중 8개 경주가 위성생중계 방식으로 싱가포르 크란지경마장과 17개 장외발매소를 통해 송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경주수출은 2014년 하반기까지 주 1회 평균 10개 경주 규모로 총 219개 경주가 공급되게 되며 한국마사회는 싱가포르 현지 발생 매출액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는다.
이번 수출계약의 계약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계약기간은 2014년 6월 8일부터 2015년 3월 31일까지이며, 2015년 이후에는 2년 단위로 계약이 연장된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자동연장이지만 경주수가 늘어날 수 있는 플러스옵션 계약과 비슷해 2015년도에는 연간 경주규모가 최소 500경주는 확보되었으며, 그 이상의 경주실황의 수출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한국마사회는 500억원 이상의 마권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별도로, 이번 경주실황 해외수출에 따라 민간이 담당하고 있는 국내 경마정보지 등이 연간 180억 정도 시장으로 추측되는 싱가포르 경마정보사업시장에 진출할 수 기회가 열렸다. 마사회는 영세한 국내 경마예상지 업체의 싱가포르 진출을 위해 법률-통역서비스 등을 지원하여, 조기정착을 유도함으로써 동반성장을 통해 공기업 혁신의 모범 사례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이번 싱가포르 경주실황 수출은 한국경마 90여년만의 경사로 볼 수 있다. 경주 실황 자체를 외국에 수출하여 외화를 번다는 사실도 있지만, 한국경마 수준에 대한 국제적 인정을 받아 경주마 수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15일 그랑프리 대상경주를 시범 수입하여 싱가포르 경마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에 자극되어 본격 수입을 추진한 싱가포르 터프클럽의 테오 킴 헹 발매본부장은 “세계 최초로 한국경마를 수입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싱가포르 경마고객들도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에 만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힐 만큼 대한민국 경마수준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첫 송출이 이루어진 지난주 싱가포르 현지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지난 21일 8개 경주의 평균 매출액은 6만8,440싱가포르 달러 수준으로, 당일 함께 중계된 호주 경마의 경주당 평균매출액 보다 약 12%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출 첫날부터, 싱가포르로 10여년간 수출되어 터줏대감 격인 호주경마의 매출을 넘어서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며 “경주실황 수출이 지속되면서 한국경마에 대한 현지의 이해도가 높아질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된다”고 전했다.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은 “경주실황 수출사업은 그간 추진해온 ‘마사회 혁신의 첫 결실’로, 이번 경주실황 수출을 국내산 경주마의 수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내년부터 프랑스, 호주, 홍콩 등에 경주실황을 수출하여 오는 2020년까지 1조원의 마권매출액 달성효과를 올릴 계획으로, 현재 프랑스와는 협상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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