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선진국 34개국 교육환경 조사 결과 근무시간 15시간 초과… 교사 처우 개선 목소리 커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 교사들의 근무시간은 가장 긴 반면 교사들의 학생 지도에 대한 자신감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언론은 “일에 쫓기고 자기평가도도 낮은 일본 교사의 전형이 드러났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OECD는 2013년 주요 선진국 34개국 교사 11만여명을 대상으로 국제교원교육환경조사(TALIS)를 실시, 교사들의 근무와 지도환경 등에 대한 설문을 했다.
조사 결과 일본 중학교 교사의 근무시간은 주말을 포함, 평균(주당) 53.9시간으로 OECD국가 전체평균 38.3시간을 15시간이나 초과했다. 수업이나 준비 시간은 26.4시간으로 평균 수준을 보였다. 반면 동아리 등 과외활동 지도 7.7시간으로 평균 2.1시간에 비해 3배였다. 2위 말레이시아(4.9시간)에 비해서도 월등하게 높았다. 일반 사무작업은 5.5시간으로 평균(2.9시간)의 2배에 가까웠다. 수업 자체보다는 잡무가 노동강도를 높이는 주원인이라는 이야기다.
학급운영과 교과지도에 대한 일본 교사들의 자신감은 낮았다.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느냐’는 질문에 일본 교사의 21.9%만이 그렇다고 답해, 평균 70.0%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고, 1위 말레이시아(95.2%)와는 더욱 큰 격차를 보였다.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를 촉구한다’ 15.6%(평균 80.3%),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한다’ 17.6%(평균 85.8%) 등 교사들의 기본 덕목으로 요구되는 대다수 항목에서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과제나 학급활동과 관련된 정보통신기술(ICT) 활용도는 9.9%에 그쳐 평균 37.5%에 뒤졌다.
교사들의 자기 평가도도 OECD 평균에 못미쳤다. 교내 질서를 어지럽히는 학생을 잘 통제하고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일본 교사의 52.7%가 그렇다고 응답, OECD 평균(87.0%)보다 30포인트 이상 낮았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잘 가르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 교사 17.6%가 긍정적으로 답변, 평균(85.8%)를 크게 밑돌았다.
OECD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은 2008년 이후 두번째로 일본의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192개교 교장과 교사 3,700여명이 참가했다.
충격적인 결과에 화들짝 놀란 일본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교사들에 대한 처우와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진노우치 야스히코 도쿄학예대 명예교수(교육사회학)는 “교사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엄격한 가운데 교사들 스스로 자신감을 잃어버리면서 사회적 역할이 약해진 것이 원인”이라며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교원의 부담경감을 도모하는 정책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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