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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 몸에 좋다고 막 마시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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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 몸에 좋다고 막 마시면 안 돼요!"

입력
2014.06.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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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불량·피부에 좋다" 입 소문, 관련 시장 해마다 40% 급성장

위장질환 환자가 많이 마시면 위산 발생·음식물 역류 생길 수 있어

전문의들은 "탄산수 효과를 맹신하기보다 되도록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탄산수 효과를 맹신하기보다 되도록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에 좋다는 입 소문이 퍼지면서 탄산수 열풍이 일고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탄산수 효능과 관련된 의학적 자료나 검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건강에 좋다는 입 소문이 퍼지면서 탄산수 열풍이 일고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탄산수 효능과 관련된 의학적 자료나 검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일부 마니아들만 마시던 탄산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탄산수 업체들은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 지역과 분당, 용인 등 경기 이남 지역에선 물량이 부족할 정도”라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탄산수 인기는 대형마트 매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탄산수 매출이 70% 가량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올해부터 4월 중순까지 탄산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2%나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매년 40% 이상 성장, 지난해 말 200억원 대를 기록한 시장규모가 올해 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여름철을 맞아 아모레퍼시픽 대표 여성브랜드 라네즈가 ‘브라이트닝 탄산수’ 제품들을 선보였고, 정수기 업체 1위인 코웨이가 다음 달 ‘탄산수 정수기’를 출시하는 등 탄산수 관련 시장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탄산수가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건강’ 이미지를 부각시켰기 때문. 탄산수가 미네랄이 풍부하고 변비, 소화불량 해소, 피부 관리에 이롭다는 업계 마케팅이 주요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과 함께 유학, 해외여행 등을 통해 외국에서 탄산수를 자연스럽게 접한 세대가 소비주체로 부상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의학적 증거 불충분’ 무조건 마시기 권장 못해

일반적으로 탄산수는 위와 장 기능을 활성화해 소화기능과 신진대사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탄산수를 마시면 많은 양의 공기가 위로 들어가 트림을 유도해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관련 논문이나 연구결과가 미흡해 대중들에게 알려진 탄산수의 효능과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탄산수 제조업체들도 탄산수 효능, 효과와 관련해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강희택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탄산수가 소화기계 생리작용을 뒷받침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300㎖ 이상 마시면 위식도역류질환과 복부 불편감을 악화시킬 수 있고 탄산이 포함된 음료가 췌장암 위험성을 높인다는 결과도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단기간 동물실험이지만 세포독성이 있다는 결과도 나와 무조건적으로 탄산수를 권장하긴 어렵다”며 “탄산수를 마시면 트림이 나와 소화가 됐다고 생각하지만 의학적으로 탄산수가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가정의학과·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위장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탄산수를 마시면 위 내부 식도괄약근 기능이 떨어져 위산이 발생하거나 음식물 역류가 생길 수 있어 삼가는 게 좋다”며 “특히 영아의 경우 탄산수 기포만으로도 큰 자극이 될 수 있어 개월 수를 감안해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리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위장이 약하거나 평소에 더부룩함을 느끼고 트림을 하는 등 소화기계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사람은 탄산수를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되고 특히,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탄산이 들어간 물이나 음료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그는 “2004년 미국영양학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일정 기간 탄산수와 생수를 마시게 한 결과, 탄산수를 마신 실험군에서 콜레스테롤과 심장 관련 지수, 혈당치가 줄어 심장질환 예방과 대사성 질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와 함께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의학적으로 인체에 유용하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노폐물 제거 등 세안 시 일시적 효과 부풀어져

탄산수를 이용한 화장품까지 나올 정도로 최근 여성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말 효과가 있을까. 주영현 오라클피부과 압구정점 대표원장은 “탄산수로 세안하면 일시적으로 노폐물 제거와 마사지 효과가 있지만 의학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며 “피부과에서 탄산수와 기타용액을 혼합해 모공 제거시술을 하는 만큼 부작용은 없지만 효과를 맹신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리 교수는 “개인 기호에 따라 물을 선택하되 충분히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물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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