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으로 휴전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 헬기가 격추돼 9명이 사망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즉각 반발하며 휴전 취소를 경고해 모처럼 조성된 대화분위기가 깨질 위기에 처했다.
영국 BBC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친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 지역에서 24일 저녁 정찰을 마치고 돌아오던 정부군 Mi-8 헬기가 반군에게 격추돼 탑승자 9명 전원이 사망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이 ‘7일간 진압작전 중단 및 휴전’을 선언한 지 사흘, 친러 반군의 휴전 동참 의사가 나온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런 사건이 발생하자 국제사회는 휴전 결렬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사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군에게 반군에 대한 공격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린 이후에도 반군은 35차례나 공격했다”며 “외부 통제를 받는 반군의 지속적 위반 행위를 감안, 기한 전에 휴전을 취소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25일 화상회의에서 논의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사건을 지렛대 삼아 러시아 압박을 계획을 시사했다.
반면 러시아는 휴전 중 무력 충돌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떠넘겼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가스관 계약을 위해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먼저 슬로뱐스크 지역을 공습해 휴전을 파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양측간 휴전 연장 및 대화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휴전 발표로는 충분하지 않고, 휴전이 연장돼 양측이 실질적으로 대화해야 한다”면서도 “일회성 협의 시도는 아무런 결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연방회의(상원)는 25일 푸틴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우크라이나 내 군사력 사용 승인안을 취소했다. 러시아 헌법상 국외에서의 군사력 사용 승인은 상원의 전권 사항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 휴전 유지에 기여할 지는 미지수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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