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삶
등단이란 걸 하고 작가 생활을 시작한 것과 출판사에서 편집자 일을 시작한 것이 올해로 16년째인데, 그 기간 동안 나는 나의 직업적인 신분상 글쓰기의 사회적 조건과 환경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내 관찰에 의하면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시절인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스마트 기기의 보급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널리 이용되면서 글쓰기의 환경, 즉 쓰는 자와 읽는 자의 호환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해지고 편리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글쓰기를 통한 표현의 욕구가 과거에 비해 많아진 것 아닌가, 라고 보는 건 무리일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 안에 드리워진 생각이나 느낌을 글을 통해 끄집어내고 싶은 욕구는 동일하게 있어왔는데, 그것이 지금에 이르러 외부적, 기술적 조건과 맞아떨어지며 ‘빅뱅’을 일으킨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이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잠재적인 작가(writer)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호응을 얻어 책을 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럼에도 여전히 글쓰기를, 어떤 특정한 자격이 주어져야만 할 수 있는 비기로 받아들여 주저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격려 차원에서 이런 말을 해주곤 했다. “글쓰기는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적극적인 행위이다. 당신 자신을 사랑한다면 글을 써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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