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일본은 '아시아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월드컵 직전 목표로 일본 축구 사상 최고 성적인 8강을 목표로 내걸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평가전에서 일본 축구는 위용을 보였다.
지난달과 이달 초 열린 3차례 평가전에서 일본은 키프로스에 1-0, 코스타리카에 3-1, 잠비아에 4-3으로 모두 이겼다.
올해 3월 뉴질랜드(4-2 승), 지난해 11월 벨기에(3-2 승)전까지 합하면 최근 A매치에서 5연승을 질주할 정도로 기세가 좋았다.
아울러 조 편성에도 운이 따랐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콜롬비아를 제외하면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등과도 해볼 만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월드컵에 들어서자 일본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코트디부아르에 1-2로 역전패한 일본은 그리스와의 2차전에서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0-0으로 헛심 공방을 벌였다.
조 최강 콜롬비아와의 최종전에서 큰 점수 차로 이겨야 16강 진출을 꿈이라도 꿔 볼 수 있었지만 1-4로 대패하며 짐을 쌌다.
1무2패(승점 1)에 2골, 6실점.
일본은 아시아 챔피언이라는 수식어치곤 민망한 성적으로 짐을 싸게 됐다.
특히 월드컵 직전 기세와 달리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인 터여서 일본 내 실망이 적지 않은 모양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 대표팀 감독은 2차전이 끝나고서 선수들의 발이 느려졌다며 "선수들의 발에 브레이크가 달린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심리적인 부담이 문제라고 본 자케로니 감독은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하루 휴식을 주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일본은 25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단조롭고 느린 공격과 허술한 수비로 4실점 한 끝에 무너졌다.
경기 전 일본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외쳤지만 C조 최강 콜롬비아를 정신력만으로 상대하기엔 객관적인 전력 차가 컸다.
결국 일본은 16강 진출을 이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때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한편 일본이 1무2패로 조별리그를 마치면서 아시아 축구 무승 기록도 이어졌다.
이번 대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으로 나간 한국, 일본, 이란, 호주 가운데 한 곳도 아직 승리를 올리지 못한 채
3무7패를 기록 중이다.
B조 호주가 3패로 이미 조별리그를 마친 가운데 일본도 무력하게 월드컵을 끝냈다.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상대하는 이란(1무1패), 27일 벨기에와 겨루는 한국(1무1패)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아시아 축구팬의 눈길이 쏠린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