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총기난사 임모 병장 메모 가족과 유가족을 향한 죄책감도
고성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른 임모(22) 병장이 23일 자살시도 직전 작성한 메모에 자기 가족과 유가족을 향한 죄책감과 함께 동료 병사를 향한 분노와 적개심도 표출한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수술 후 회복중인 임 병장이 향후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이번 사건의 책임소재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메모 내용은 ‘관심병사’로 분류된 임 병장을 향한 부대원들의 집단 따돌림 여부를 규명할 수 있는 주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임 병장은 메모에서 자신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찮은 미물에 비유하며 ‘이런 식의 군생활을 견딜 수 없다’는 내용의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병장이 전역을 3개월 앞둔 ‘말년 병장’인 점을 감안하면 군생활 기간 상당한 차별과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임 병장은 앞서 자살시도 약 30분 전 대치 중이던 수색대원들에게 종이와 펜을 요구해 A4용지 3분의 1분량에 4∼5줄 정도의 짧은 유서 형식의 글을 작성했다. 당시 현장에서 지켜본 한 관계자는 “임 병장은 바로 눈 앞에서 투항을 권유하던 부모에게조차 잔뜩 경계심을 드러내며 접근을 거부했다”며 “몇 줄 안 되는 마지막 메모이지만 당시의 절박한 심정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병장은 이와 함께 유가족에 대한 사과에 범행에 대한 반성을 메모에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우선 자기 가족과 유가족에게 사과를 했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도 반성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5일 임 병장의 메모 전문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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