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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산에 오를까… 야성 잃은 젊은 세대에게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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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산에 오를까… 야성 잃은 젊은 세대에게 답하다

입력
2014.06.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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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부터 연재해 온 칼럼 51편 엄선해 책 출간

"산을 멀리하는 젊은 세대들 값비싼 등산복에만 열 올려,

한국은 명실공히 산악강국… 기록가로서 역할 하고 싶어"

이용대 코오롱 등산학교 교장이 24일 서울 도봉구 코오롱 등산학교 교육센터에서 ‘그곳에 산이 있었다’ 등 자신의 저서들을 내보이고 있다. 뒷벽에 걸린 ‘교학상장(敎學相長)’은 “학생은 스승에게 배우면서 성장하고, 스승은 학생을 가르치며 진보한다”는 뜻으로, 이 교장이 가장 좋아하는 글귀다.
이용대 코오롱 등산학교 교장이 24일 서울 도봉구 코오롱 등산학교 교육센터에서 ‘그곳에 산이 있었다’ 등 자신의 저서들을 내보이고 있다. 뒷벽에 걸린 ‘교학상장(敎學相長)’은 “학생은 스승에게 배우면서 성장하고, 스승은 학생을 가르치며 진보한다”는 뜻으로, 이 교장이 가장 좋아하는 글귀다.

국내에 몇 안 되는 산악 칼럼니스트 이용대(77) 코오롱 등산학교장이 자신의 46년 등반인생과 각종 칼럼을 집대성한 산문집 ‘그곳에 산이 있었다’를 내놨다.

1968년 사법고시생이었던 시절 우연히 산의 매력에 빠진 이 교장은 85년 코오롱 등산학교가 개교하자 대표 강사를 맡았고, 1997년부터 지금까지 만 17년 동안 교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를 거쳐간 제자들만 1만5,000여명이다. 등산의 기초, 역사, 문화 등을 가르쳐 온 등산 교육의 산 증인이다.

이번 산문집은 단독으로 이름을 내 건 저서로는 ‘등산교실’(2006)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2007) ‘등산상식사전’(2010)에 이어 네번째다. 지금까지의 책들이 등산 기술과 역사, 전문 용어를 풀어낸 객관적인 실용서적이었다면 이번 ‘그곳에 산이 있었다’는 자신의 등반 인생을 담담하게 주관적으로 풀어낸 감성서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일보를 비롯, 다양한 매체에 글을 연재해 온 이 교장은 인기 칼럼 중 51편을 엄선했다. ‘왜 산에 오를까’라는 근원적인 질문부터 시작해 끊이지 않는 등정 시비, 값비싼 등산복 경쟁에 열을 올리는 요즘 세대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또 산을 멀리하며 야성을 잃은 젊은 세대를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몽블랑 등정자가 친일 인물이란 사실, 백두대간의 유래와 이에 얽힌 배경 등 재미있는 일화와 정보도 담았다. “등산에 대한 나만의 철학과 삶 등을 오롯이 따뜻하게 담아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교장은 ‘등산가 이용대’와 ‘칼럼니스트 이용대’중 어떤 것을 선택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둘 다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인수봉 동양길과 궁형길 등을 개척한 바위꾼이자 영원한 현역 클라이머를 자처하는 그였지만 여러 매체에 글을 써 온 대한민국 대표 산악 칼럼니스트로서의 삶도 그만큼 소중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히말라야, 안데스 등 5대륙의 유수한 산을 정복했고 1,800만 등산 인구를 가진 명실공히 산악강국”이라며 “그런데도 등산이라는 행위만 무성했지, 이를 기록하려는 시도는 많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제는 자신이 산악 기록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35년째 등산 교육을 하고 있지만 막상 이 교장의 두 남동생들은 산에서 모두 유명을 달리 했다. 4남매 중 맏이인 이 교장은 셋째 동생을 북한산 만경대에서, 막내 동생을 선인봉 박쥐길에서 잃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등산 조난사고 사례를 분석하고 대책을 내놓은 책을 쓰고 싶다고 했다. 이 교장은 “정말 필요한 분야의 책이지만 상대적으로 대중 흥미성이 떨어지다 보니 출판사들이 발간을 기피한다”며 “언젠가는 꼭 책을 내 등반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상사를 한 건이라도 더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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