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동영상'민원 접수 위원장으로 취임 뒤 '정치 심의'여부 주목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 동영상을 내보낸 KBS의 보도가 잘못이라는 민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됐다. 뉴라이트 학자이자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인 박효종 서울대 명예교수가 최근 위원장으로 취임한 방통심의위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방통심의위의 한 관계자는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동영상을 내보낸 KBS 보도가 왜곡됐다는 민원이 수십 건 올라왔다”며 “민원이 접수된 만큼 이 문제를 방송심의소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S는 11일 ‘뉴스9’를 통해 “일본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발언한 문 전 후보자의 교회 강연 동영상을 보도했다. 이에 문 후보자와 여당 측은 “짜깁기 보도이자 왜곡”이라고 반발했다. 또 문 전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위원단은 12일 “악의적인 편집”이라며 “KBS의 보도 책임자를 상대로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했으며 총리실은 문 전 후보자가 강연한 동영상 3개와 문서로 작성된 연설 전문을 공개했다. 문 전 후보자도 24일 사퇴의 뜻을 밝히는 자리에서 “언론의 생명은 진실보도”라며 “전체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진실보도가 아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KBS의 보도가 문 전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박효종 위원장 체제의 제 3기 방통심의위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최근 박효종 위원장을 비롯해 공안검사 출신의 함귀용 변호사 등이 새 위원으로 합류하면서 ‘정치 심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따라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방통심의위의 향후 심의 방향을 예상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KBS 측은 “인사검증 특별팀을 구성해 성역 없이 검증 보도를 하고 있다”며 “보도의 메커니즘 상 발언의 주요 부분을 발췌해 보도했는데 이를 두고 짜깁기나 왜곡이라고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방통심의위는 민원이 들어온 안건을 자문기구인 특별위원회에서 취합한 뒤 심의 여부를 결정하는 방송심의소위원회에 올린다. KBS 보도가 사회적 이슈가 된 만큼 다음달 초 이 문제를 다룰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가 열리면 심의소위원회 상정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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