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조건 붙여 금리 더 올려주거나 소액 예금 유리한 상품도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정기예금에 맞먹는 2~3%대 금리를 보장하는 고금리 수시입출식예금 상품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 상품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마이심플 통장’은 출시 1년 4개월째인 이달 수신 4조원을 넘어섰고,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3월 내놓은 ‘참 착한 통장’은 두 달 만에 수신 1조원을 돌파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은행이 예치된 자금을 콜(금융사 간 단기 자금거래)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상품.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지급되고 예금자 보호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2.61%(4월 현재)까지 떨어진 저금리 시대에 고금리 수시입출식예금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 자녀 결혼자금이나 학자금 등을 관리하는 중장년 고객에게 단기 자금운용 수단으로 맞춤한 상품이라는 평가다.
정기예금 버금가는 금리로 인기
씨티은행의 ‘참 착한 통장’은 계좌이체, 공과금 납부, 카드 결제 등 수시입출식예금의 편리한 기능을 유지하면서 일별 잔고 1,000만원 이상이면 연 2%대 금리를 제공한다. 5,000만원 이상이면 2.5%(이하 세전), 5,000만원 미만~3,000만원은 2.4%, 3,000만원 미만~1,000만원은 2.2%다. 매달 이자를 지급해 복리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출시 4개월 만에 수신 1조원을 넘어선 이 상품의 계좌당 평균 예치금액은 7,700만원이다.
SC은행의 ‘마이심플 통장’은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연 2.4%의 높은 이자를 준다. 1,000만원을 예치됐다면 300만원 초과분, 즉 700만원에 대해 연리 2.4%가 적용된다는 뜻이다. 예금액이 클수록 유리한 구조다. 300만원 이하 금액의 금리는 연 0.01%에 불과하다. SC은행은 100만원 초과 금액에 연리 2.55%를 주는 ‘마이프리미엄 통장’도 출시했다. 금리 적용 조건은 매월 150만원 입금, 월 카드 결제액 50만원 이상 또는 자동이체 거래 3건 이상이다.
산업은행의 ‘KDB 다이렉트 입출금 통장’은 2011년 9월 출시된 후 수신고 8조원을 넘긴 ‘원조’ 수시입출식예금 상품이다. ‘다이렉트’라는 상품명이 의미하듯 고객의 지점 방문 없이 인터넷으로 가입이 이뤄지는 상품으로 부대조건 없이 연 2.25%의 이자를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의 민영화 백지화로 소매금융 부문이 축소돼 내년부터 신규 가입이 불가능하다. 벤치마킹 상품인 전북은행의 ‘JB 다이렉트 입출금 통장’은 연 2.5% 금리를 준다.
조건 충족하면 3% 넘는 이자도
보다 까다로운 조건이 붙긴 하지만 연리 2%대 후반~3%대의 수시입출식예금 상품들도 있다. 씨티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콩나물 통장’은 예치 기간에 따라 최고 연 3.4%의 금리를 제공한다. 입금 후 1주일 동안은 연리 0.1%였다가 매주 금리가 올라 57일부터 150일까지 연리 3.4%가 적용된다. 이 기간 동안 지급되는 이자를 연리로 환산하면 2.6%. 150일 경과 후 이율은 연 1.0%로 떨어진다. 입금 건별로 금리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150일 동안 돈을 빼지 않아야 최고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는 만큼 전략적 자금 운용이 필요한 상품이다.
농협의 ‘매직트리 통장’은 기본금리 연 0.5%에 ▦300만원 이상(분기별 결산시점 평균잔고 기준) 예치 0.5%포인트 ▦신용ㆍ체크카드 50만원 이상(결산기간 기준) 0.3%포인트 ▦만 55세 이상 또는 만 25세 미만 가입 0.15%포인트 ▦급여이체 계좌로 사용 0.15%포인트 등 우대금리를 보태 예금 액수에 관계없이 최고 연 2.8%의 이자를 준다.
소액 예금자에게 유리한 상품도 있다. 만 18~30세 전용인 신한은행의 ‘S20 통장’은 기본금리는 0.1~0.2%이지만 200만원 이하 예치금에는 연 2.5%의 금리를 얹어준다. 이 통장으로 카드 사용액이나 휴대폰 요금을 결제한다는 조건에서다. 기업은행의 스마트폰 전용 ‘IBK 원앱 통장’은 100만원 이하 예치금에 최고 3.6%의 금리를 제공한다. 다만 우대금리 제공 조건에 ▦적금 10만원 이상 가입 ▦신용ㆍ체크카드 30만원 이상 이용 ▦고객 최대 3인 추천 등 까다로운 항목이 여럿 포함됐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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