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르몬교가 여성 신도 지위 향상 운동으로 유명한 신도를 파문해 반발을 사고 있다.
23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모르몬교 교단은 여성 인권 운동가 케이트 켈리의 신도 자격을 박탈했다. 3명의 남성 사제로 구성된 교단 징계위원회는 원래 켈리의 소속 교구인 버지니아주 오크턴에서 켈리의 파문을 결정했다. 켈리는 ‘여성 사제 서품’이라는 단체를 결성해 모르몬교에서 여성 사제 서품 촉구 운동에 앞장서왔다. 교단은 이달 초 켈리를 여성 사제 서품 등 교회에서 남녀평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열거나 온라인에서 운동을 전개했다는 이유로 배교 혐의를 걸어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켈리를 지지하는 신도 1,000여명이 징계위원회에 켈리를 파문해서는 안 된다는 탄원서를 보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켈리는 어릴 때부터 독실한 모르몬교 신자로 자랐지만 여성 차별은 잘못됐다는 신념을 꺾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교단에 제출한 소명서에서 “교회에서 남녀평등 요구를 그만두지 않겠다”면서 “진실을 말하고 내 양심과 영혼의 소리를 감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켈리의 파문 결정이 알려지자 미국 전역 모르몬 교회에는 신도들의 항의 집회가 열렸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모르몬교 본부 앞에서는 켈리가 직접 나서서 항의 집회를 이끌었다. 이들은 ‘케이트를 지키자’는 팻말을 들고 교회 앞에 모여 교단의 파문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교단은 성명을 통해 “우리 교회는 누구나 환영하고 존중하며 어떤 질문도 허용한다”면서 “그러나 질문하는 방식도 무척이나 중요하며 교회의 권한에 대해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켈리의 파문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모르몬교가 신도에게 파문 징계를 내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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