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공놀이] ⑩ ‘센추리 클럽’이 주는 무게감
100점, 100%, 백전백승, 백년해로…
100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특별하다. 99보다 크고 101보다 작은 단순한 자연수는 아니다. 완전한 것, 충족한 것, 극에 달한 것을 일컫는 의미 큰 숫자다.
이런 숫자 100이 축구 기록에 새겨지게 된다면 그 의미는 더 위대해진다. 100점, 100%보다 더 무게감 있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실력, 꾸준함 등 모든 것을 말 해주는 위대한 숫자다.
◆펠레·마라도나도 못 든 '센추리 클럽'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A매치 100경기에 출전한 선수들만 가입할 수 있는 ‘센추리 클럽(Century club)’은 선수 개개인은 물론 국가의 자부심으로 여겨지곤 한다. 프란츠 베켄바워,로타어 마테우스(이상 독일) 등 전설적인 축구영웅들이 이름을 올린 위대한 클럽이다.
선수로서 성인 국가대표로 활약 할 수 있는 나이대가 대체로 20세~35세까지의 15년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100경기 출전 기록은 이 15년간 자국 대표팀이 치른 대부분의 A매치에 차출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명성 높은 펠레(92경기)와 호나우두(98경기·이상 브라질) 마라도나(91경기·아르헨티나)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이니에스타(30·스페인) 마스체라노(30·아르헨티나) 메르데자커(30·독일) 등이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회를 통해 A매치 100경기에 출전 기록을 쓴 대표적인 철인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6년 차범근(121경기), 1999년 홍명보(135회), 2002년 황선홍(103회)ㆍ유상철(121회), 2004년 김태영(105회)에 이어 2006년 이운재(132회), 2008년 이영표(124회), 2011년 박지성(100회) 등 8명의 선수밖에 없다.
◆'팀 센추리 클럽' 시대 연 독일·브라질
'전차군단'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100번째 월드컵 본선 경기를 치르며 또 하나의 위대한 역사를 썼다.
17일(한국시간) 열린 포르투갈과의 G조 1차전에서 4-0 승리를 거두며 자축한 이 경기는 독일의 18번째 월드컵 본선이다. 20회 전회 출전을 기록한 브라질보다 먼저 100경기째를 치렀다는 것은 매 대회 오랫동안 남아 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드컵 100경기 기록을 처음으로 달성한 독일 대표팀에서는 또 하나의 기록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바로 클로제(36)의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 때부터 지금까지 4차례의 월드컵 본선에 나선 클로제는 지난 22일 가나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호나우두가 세운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15득점)과 타이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 골만 더 기록한다면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이에 질세라 브라질도 A조 세 번째 경기만에 월드컵 통산 100경기째를 치렀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세운 위대한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브라질이 '팀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게 된 이 경기에서 네이마르(22)는 대회 100호 골을 터뜨리며 브라질 국민들을 열광케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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