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중산층 급격 팽창…공급 부족 시대
국제 코코아 협회, 가격 급등 경고
‘가격 인상을 감수하라. 아니면 초콜릿 바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코코아 업계가 세계 초콜릿 대란을 경고하고 나섰다. 2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 코코아산업’ 컨퍼런스에서 장 마크 앙가 국제 코코아협회 사무총장은 초콜릿 제조원료인 코코아 가격의 급등을 예고했다. 정(情)이라는 표어로 한류 마케팅을 펼치는 초코파이 등 한국 관련 제품의 전도에 암운을 드리운 것이다.
코코아 가격의 급등은 인도, 러시아, 중국의 중산층이 최근 급격히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중간 계층의 소득이 급증하면서 과거 상류층의 전유물로 알려진 초콜릿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초콜릿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전년 대비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다.
앙가 총장은 구조적으로 코코아가 만성적인 공급 부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앙가 총장의 주장은 최근 코코아 가격이 3년 내 최고 수주인 톤당 3,000달러까지 오른 걸 감안하면 너무 급진적인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가격이 높아지면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는 ‘수요ㆍ공급 원칙’에 따르면 오히려 앞으로 코코아 가격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연간 생산량이 400만톤에 불과하고 대부분 생산자가 영세농가인 것을 빗대, 초콜릿 위기는 임박했다는 입장이다. 아프리카의 가나와 아이보리코스트 등 의 영세 농가가 연간 400만톤의 코코아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구조적 문제로 동아시아의 수요 급증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코코아 국제 거래 시장에 정통한 조나단 파크맨 전문가는 “코코아의 경우 ㏊당 수익이 1,317달러에 불과한데 이는 아라비카 커피(5,537달러와 고무(4,197달러)에 불과하다”며 “코코아 가격이 장기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 경우 국제 코코아 가격은 급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초콜릿 원재료 가격의 불안 가능성이 높아지자, 네슬레와 마스 몬델레즈 등이 코코아로 초콜릿을 만드는 국제 자본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코코아를 만드는 영세 농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데, 실제로 아이보리 코스트는 2020년까지 코코아 생산을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문제로 코코아 가격이 다른 원료 대비 낮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국제적 분쟁이 벌어지고 있으나, 향후 이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귀결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우리 입맛에 이미 익숙한 초콜릿 과자, 아이스크림의 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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