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총리는 정기국회 폐회 후 24일 오전 여야 각 당에 인사차 들렀다. 매년 국회 폐회 후 일본 총리가 의례적으로 하는 행사다.
아베는 그 중 야당인 다함께당의 아사오 게이이치로 대표에게 “죄송하다”며 사죄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아베의 사죄는 최근 도쿄도 의회에서 질의한 다함께당 여성의원에 대해 거의 성희롱에 가까운 야유를 한 자민당 도쿄도의원의 사과에 이은 것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 도쿄도 의원인 스즈키 아키히로(51)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야유한 당사자가 자신임을 밝히고 “부적절한 발언으로 도쿄 도의회와 도민에 막대한 폐를 끼쳐 죄송했다”고 사죄했다. 스즈키는 지난 18일 도의회에서 열린 올해 제2회 정례회 일반질의에서 시오무라 아야카(36) 다함께당 의원이 질의에 나서 임신 출산 불임 등에 관해 여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도중 “니가 빨리 결혼하면 될 거 아냐”라는 야유를 날려 파문을 일으켰다.
스즈키는 자신의 소행임을 의심하는 언론의 추궁에 줄곧 부인하다 이날에야 시인했다. 스즈키는 “저출산 등 분위기 속에서 (시오무라 의원 등이)빨리 결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런 발언을 했지만 결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는 터에 배려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오무라 의원에게도 허리를 숙여가며 사죄했다.
시오무라 의원은 빨리 결혼하는 게 좋겠다는 것 말고도 몇 가지 공격적인 발언이 분명히 더 있었고 이는 스즈키 의원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날 야유 중에는 “니가 애를 못 낳는 거 아니냐”는 발언도 있었다.
스즈키는 2007년부터 도쿄 도의회 의원으로 재직 중이며 2012년 이시하라 신타로 당시 도쿄 도지사가 도쿄도 차원에서 센카쿠 열도 매입을 추진했을 때 찬성 표를 던졌다. 그 해 8월에는 허가 받지 않은 채 센카쿠의 한 섬에 상륙해 입건된 일이 있다. 이날 아베 총리의 사죄를 받고 다함께당 아사오 대표는 “저출산 대책을 제대로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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