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 침묵·백업진 애써 웃음…선수단 심리적 회복 필요할 듯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실낱같은 희망을 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한국 축구 대표팀이 다시 담금질에 들어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브라질 이구아수에 차려진 훈련 캠프에서 회복훈련을 치렀다.
전날 알제리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H조 2차전에 출전하면서 쌓인 피로를 푸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훈련은 선발 출전자와 교체 출전자 및 결장자, 두 개 조로 나뉘어 치러졌다.
홍 감독이 주재하는 별도의 그라운드 회의 없이 바로 시작된 훈련에서 선발 출전자들과 나머지 선수들의 표정은 대조되는 면이 있었다.
전날 패배를 직접 경험한 선발 출전자들은 이케다 세이고 체력코치의 지휘 아래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을 되풀이했다.
박주영(아스널),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 김영권(광저우 헝다), 정성룡(수원) 등이 이 훈련에 참가했다.
이들은 고개를 숙인 채 굳은 표정으로 별다른 말 없이 훈련 프로그램에만 집중했다.
이근호(상주), 김신욱(울산), 지동원(도르트문트), 박주호(마인츠) 등이 포함된 백업요원 조는 패스나 슈팅 게임으로 몸을 풀었다.
좋은 슈팅이 나오면 탄성이 쏟아지고 간혹 웃음소리도 들리는 등 선발 출전자들보다는 활력이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전날 패배와 16강 진출 가능성에 드리운 암운 때문에 밝지 않았다.
훈련장에서는 "선수들이 입은 웃고 있지만 눈도 함께 웃지는 못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육체적인 회복도 중요하지만 대량실점을 동반한 완패 때문에 찾아온 정신적 스트레스를 미리 털어내야 할 필요성이 엿보였다.
전날 선발 출전한 선수는 50분 동안 정해진 회복훈련을 마치자 바로 탈의실로 돌아갔다.
교체 출전자와 결장자들은 조금 더 오래 운동장에 남아 상대적으로 밝은 표정을 유지한 채 패스와 슈팅 훈련을 계속했다.
발목을 다친 하대성(베이징 궈안)은 따로 그라운드를 돌며 재활에 전념했다.
홍명보호 선수들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센터백 곽태휘(33·알 힐랄)는 이날 훈련을 마친 뒤 정신력을 무척 강조했다.
곽태휘는 "응원하는 팬들을 생각해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이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며 "말이 그냥 말로 끝나지 않고 선수들이 소화해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을 바꾸면 정신력이 바뀔 수 있다"며 "상황이 상황이고 기분도 좋지 않지만 우리 선수들이 분위기를 반드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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