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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휴가 나오니 걱정 말라 했는데…" 장병 5명 분향소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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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휴가 나오니 걱정 말라 했는데…" 장병 5명 분향소 눈물바다

입력
2014.06.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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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국군수도병원 찾은 김관진 실장에 질타도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 총기 난사로 숨진 김모(23) 하사 등 장병 5명의 시신이 안치된 성남 국군수도병원 합동분향소는 23일 유가족들의 오열과 통곡으로 가득했다. 조문객들도 참담한 심정으로 헌화했다. 군은 유가족 요청을 이유로 분향소 주변을 엄격히 통제했다.

검은 상복을 입은 진모(21) 상병의 어머니는 분향소 오른편 유족석 앞줄에 앉아 오열했다. 아들 친구들이 영정사진 앞에 국화꽃을 놓고 돌아서자 “○○이 친구들이니”라며 껴안았다. 친구들은 말없이 훌쩍였다. 진 상병의 아버지 유호(50)씨는 “사고 지역이 고성이란 걸 듣고 불안했는데 전화가 울렸다. ‘몇 발 맞아도 좋으니 살아만 있어다오’ 했는데 사망소식을 들었다”며 비통해했다. 진 상병의 조부모는 “손자가 다음 주 월요일에 휴가 받아놨는데 이리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진 상병과 수지고 동문인 한승주(21)씨는 “물리 동아리 활동을 하며 알게 된, 정말 착한 아이인데 전역 7개월을 남기고 변을 당했다. 제대하면 스키 타기로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하사의 아버지 선언(59)씨는 “아들이 사고 나흘 전만 해도 ‘부대원들과 친하게 지내니 걱정 말라’고 해 안심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른 부대 장병들이 이런 일을 겪지 않게 부대간부들이 최선을 다해 지켜 달라”고 강조했다. 전남 곡성이 고향인 김 하사는 고교 졸업 뒤 줄곧 지역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교육봉사를 해 왔다. 조문객 배성국(22)씨는 “휴가 나오면 평소 돌보던 중고생들을 만나 챙기던 형”이라고 했다. 그가 돌봐 온 동생들도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하사가 졸업한 전남과학대 대학 동기 양모(24ㆍ여)씨는 “어쩌다 친구들과 언쟁이 벌어지면 늘 중재했고 본인보다 남을 더 챙긴 믿음직하고 리더십이 뛰어난 친구였다”며 “학교 끝나면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동생 3명을 챙겼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모(23) 일병의 아버지는 늘 삶을 긍정하며 웃던 아들이라며 애통해했다. 그는 “(아들이) 총격을 당해 절뚝거리는 전우를 구하러 생활관에서 활동복 차림으로 뛰어나갔다가 희생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오후 조문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유족들로부터 “우리나라가 이래서 어쩌겠냐”는 질타를 듣기도 했다. 수도방위사령부와 육군사관학교 고위 간부 등도 분향소를 찾았다. 장례는 5일장으로 엄수되며 발인은 27일이다. 유가족과 군은 전사자 인정 여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성남=권재희기자 luden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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