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차전 승리는 넘을 수 없는 징크스인가.’
60년을 이어온 ‘2차전 징크스’악연은 “알제리를 꺾고 16강에 진출하겠다”는 홍명보호의 각오를 무색하게 했다.
한국축구는 월드컵에 첫 출전한 1954년 스위스대회 이후 2010 남아공 대회까지 8번 본선무대에 올랐다. 1차전에선 3승1무4패, 3차전에서는 1승2무4패를 기록했다. 반면 유일하게 2차전에서만 한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2차전 기록은 4무4패. 하지만 23일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2-4로 패하면서 9번의 본선행에서 2차전에서만 5패를 거두게 됐다.
한국팀의 2차전 징크스는 잔혹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쓰며 역대 최고 성적을 낸 2002년 한ㆍ일대회에서도 미국과의 2차전에서 1-1로 비겼고, 1954년 스위스대회에서 터키에 0-7로 대패하기도 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황보관이 시속 114㎞의 대포알 슛으로 선제골을 넣고도, 스페인에 1-3으로 졌다. 1998년 프랑스대회에서는 네덜란드에 0-5로 대패했다.
원정 첫 16강행에 성공한 2010년 남아공대회 2차전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에게 3골을 허용한데다, 박주영(아스널)의 자책골까지 겹쳐 아르헨티나에 1-4로 졌다.
비교적 선전한 2차전은 1986년 멕시코대회와 2006년 독일대회다. 1986년 월드컵에서 한국은 불가리아와 1-1로 비겨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점을, 독일대회에서는 강호 프랑스를 만났으나 박지성의 동점 골이 터지면서 역시 1-1로 비겨 승점 1을 따냈다.
전문가들은 대표팀이 2차전 징크스에 시달리는 원인으로 심리적 부담감을 첫 손가락에 꼽고 있다. 16강 진출이 2차전 결과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압박감이 어느 경기보다 크다는 것이다. 알제리전 후반 33분 한국영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지동원도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담감이 컸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