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고급차의 자존심 캐딜락이 ‘올 뉴 CTS’를 출시,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뉴 CTS’는 GM(지엠) 코리아가 독일의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와 경쟁하기 위해 야심차게 출시한 중형세단이다. 2002년 첫선을 보인 이래 2008년 2세대를 거쳐 3세대로 새롭게 탄생했다.
GM 코리아는 ‘올 뉴 CTS’의 출시를 시작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해 국내 고급 수입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 내에 국내 고급 수입차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고급 수입차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맡은 ‘올 뉴 CTS’를 지난 19일 열린 시승행사를 통해 미리 만나봤다. 시승은 하얏트 리젠시 인천에서 파주출판단지를 오가는 왕복 120여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첫 인상은 역시 캐딜락의 냄새가 물씬 났다.
먼저 전면부에 위치한 방패 형태의 그릴과 캐딜락 로고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는 양 옆의 헤드램프와 조화를 이루며 강인한 인상을 풍겼다.
측면부는 루프라인의 높이가 이전 모델대비 25mm 낮아져, 날렵한 모습이다.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까지 이어진 사이드 캐릭터 라인도 인상적이다. 가만히 서있는데도 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차체가 더욱 커 보이는 역할도 했다.
실내 디자인은 스포티하다. 센터페시아의 버튼은 모두 터치 방식으로 작동한다. 세련된 디자인과 더불어 사용하기 편리했다.
다만 비상등 버튼은 아쉽다. 2초 이상 눌려야 반응했다. 말 그대로 비상시 사용하는 버튼인데 2초 이상 눌려야 작동하는 점은 이해되지 않는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도 안타까운 부분. 내비게이션과 연동이 되지 않아 불편했다. 타 브랜드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실용성이 떨어진다.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돼 온 비좁은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타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은 정도로 개선됐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차량에 올랐다.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주고 ‘올 뉴 CTS’를 움직였다. 엔진 반응은 즉각적이지만 매우 부드럽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올 뉴 CTS’의 성능은 일단 제원만 놓고 보면 경쟁모델을 압도한다. 최고 출력 276마력, 최대 토크 40.7 kgㆍm로, BMW 528i(최고 출력 245마력, 최대 토크 35.7kgㆍm)에 비해 높다. 때문인지 가속력과 제동력은 동급의 여타 차종과 비교했을 때 손색이 없을 정도.
운전모드는 크게 ‘투어 모드(일반 모드)’와 ‘스포츠 모드’로 나뉜다.
투어 모드에서는 치고 나가는 맛은 조금 떨어지지만 특유의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뽐낸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페달을 밟는 그대로 차체가 튕겨나갔다. 시속 150km 이상도 무리 없다.
고속에서도 정숙성은 이어진다. 시속 100km이상으로 달려도 동승자와의 대화가 부담스럽지 않다.
최첨단 안전사양은 ‘올 뉴 CTS’의 또 다른 장점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기능은 햅틱 시트. 이 기능은 차선이탈경보를 비롯해 사각경보, 충돌경보시스템 등과 연동돼 작동한다. 차선 이탈 또는 위험 상황 발생 전 시트에 진동이 울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준다.
아쉬운 점은 역시 연비 성능. ‘올 뉴 CTS’의 공인연비는 복합기준으로 10km/l. 디젤 엔진이 득세를 부리고 있는 고급 수입차 시장에서 10km/l의 연비성능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실제 주행결과, 정속 주행을 했을 때는 10.7km/l, 스포츠 모드로 달렸을 때는 7.8km/l을 기록했다. 독일산 고급차들과 제대로 경쟁하려면 디젤 엔진 적용이 시급해 보인다.
반면, 가격은 매력적이다. ▲럭셔리 5,450만원 ▲프리미엄 6,250만원 ▲프리미엄 AWD 6,900만원으로 경쟁 모델 대비 조금 낮은 편이다.
화려한 디자인에 각종 최첨단 안전사양을 장착한 ‘올 뉴 CTS’가 아쉬운 연비성능을 뒤로하고 국내 시장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천=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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