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대중교통수단이 된 건 100년이 훨씬 넘는다. 독일의 G. 다임러와 K. 벤츠가 가솔린자동차를 각자 발명한 건 1885년. 이로부터 10년 뒤 벤츠가 먼저 6인승용 버스를 내놓았다. 형태는 마차와 흡사했는데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3년 뒤인 1898년 다임러도 탑승인원 20명에 시속 18㎞를 내는 2층 버스(Double-Decker Bus)를 제작, 런던에 수출했다. 이 버스는 요즘 도심 관광용처럼 위층이 오픈 탑(천장 없는 것)이어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1910년대에 붉은 색의 2층 버스는 런던의 명물로 부상했다.
▦ 버스는 원래 1820년대 런던과 파리에서 등장한 25인승 대중용 마차를 의미했다. 모두를 위한 마차(carriage for all)라는 뜻의 라틴어 ‘옴니버스(omnibus)’에서 유래했다. 1830년대 증기 버스, 1882년 전기로 가는 트롤리 버스가 출현했음에도 런던에선 1914년 퇴출될 때까지 ‘말이 끄는 버스’가 최고 인기였다. 정류장이 있긴 했지만, 아무데서나 손을 들어서 탈 수도 있었다. 이런 영업행태는 현대적인 가솔린 버스에까지 이어졌다.
▦ 국내에 가솔린 버스가 도입된 건 1920년이다. 대구호텔 주인이던 일본인이 자국에서 버스 4대를 들여와 그 해 7월1일부터 운행한 것이 시초다. 1960년대 초반까지 버스는 신진공업사 등이 제작한 미니 버스와 미국 트럭을 개조한 것이 많았다. 1969년부터 버스를 제작한 현대자동차도 2층 버스는 지금까지 만들지 않고 있다.
▦ 정부가 내년부터 수도권 광역버스 노선에 2층 버스를 해외에서 수입, 투입한다고
한다. 다음달 말부터 수도권 광역버스의 입석운행이 금지되면, 증차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도심 교통난 가중을 우려하는 서울시와 출퇴근 버스 대란을 걱정하는 경기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경기개발연구원에 따르면 6개 주요 광역노선 버스 38대를 2층 버스로 대체하면 입석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당장 더욱 치열해질 수도권 주민의 출퇴근 전쟁을 고려하면 내년까지 미룰 일이 아니다. 시범운행부터 서둘러 본격 도입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박진용 논설위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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