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7ㆍ14 전당대회의 유력 당권주자인 서청원ㆍ김무성 의원이 이번엔 여론조사 조작 논란으로 정면 충돌했다. 지난 주에 김 의원의 캐치 프레이즈 ‘과거냐 미래냐’에 대해 서 의원이 의리ㆍ신뢰를 강조하며 전과 전력 공개를 주장하는 등 한차례 신경전을 벌인 데 이은 2라운드 격이다.
발단은 한 인터넷매체의 지난 20일자 보도였다. 이 매체는 여론조사업체 A사의 조사 결과 서 의원이 김 의원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 캠프는 당시 여론조사 결과 보도의 세부 내용을 확인한 뒤 여러 언론에 “해당 여론조사에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됐으니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급기야 김 의원 캠프의 권오을 경선대책총괄본부장은 22일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여론조사는 조작된 것”이라며 “이를 보도한 인터넷매체는 서 의원 측에서 전달받았다는데 누가 어떤 의도로 A사를 참칭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ㆍ공개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서 의원 측이 여론조작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였다.
이러자 서 의원 측이 발끈했다. 서 의원 캠프 이범래 총괄본부장도 회견을 열어 “A사에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 자체가 없고 따라서 어떠한 조작 시도도 없었다”면서 “그간 손해를 감수한 채 입장 표명을 자제한 건 진흙탕 싸움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 김 의원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한 여론조사 결과의 방식과 배후를 놓고 이런저런 뒷말이 나왔지만 우리는 자제했다”고 역으로 의혹을 제기한 뒤 “국민이 반성 속의 새 출발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소아병적인 이전투구로 새로운 리더십을 세울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전당대회 주자들은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인제 의원은 “일부 후보는 향응을 베풀며 줄을 세우고 일부 후보는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면서 “정당 개조의 사명을 다짐하는 후보라면 당장 이런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문종 의원도 “여론조사 조작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안타깝다”면서 “분열을 지양하고 공정하고 아름다운 경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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