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2일 유씨의 둘째 동생인 병호(61)씨를 대구 수성구 자택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가수 박진영의 장인인 병호씨는 유씨가 계열사의 돈을 빼돌리는 과정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병호씨에게 유씨 일가의 자금 흐름과 재산 형성 과정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21일 오전 유씨의 부인 권윤자(71)씨도 배임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권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창시자인 고 권신찬 목사의 딸이자 방문판매업체인 달구벌 대표로 유씨와 자녀에게 회사자금을 불법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달 22일부터 권씨를 수사 대상에 올려놓았지만 세월호 참사 직후 종적을 감춘 탓에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권씨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체포됐으며 현장에서는 도피자금으로 추정되는 현금 1억1,000만원이 발견됐다. 검찰은 권씨를 상대로 도피 중인 유씨와 장남 대균(44)씨의 은신처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23일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권씨가 현재 유씨와 별거 중이고 대균씨와 한 때 숨어 지냈다는 얘기가 있어 유씨보다는 아들 대균씨 행적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지난 19일 긴급 체포한 유 회장의 매제 오갑렬(60) 전 체코대사 부부를 귀가 조치했다. 유씨 여동생 경희(56)씨의 남편인 오씨는 201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체코 대사를 역임했으며 유씨의 파리와 체코 사진 전시회 당시 각국 외교관을 초청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유씨 일가 중 장녀 섬나(48)씨가 프랑스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됐으며, 형 병일(71)씨와 처남 권오균(64) 트라이곤코리아 대표가 횡령, 배임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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