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끼리 빅매치 예고, 이정현 출마 순천·곡성 주목
여야가 7ㆍ30 재보궐선거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특히 2005년 4ㆍ30 재보선처럼 여대야소(與大野小) 체제가 무너질 개연성 때문에 여야 모두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7ㆍ30 재보선 확정 지역은 14곳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여기에 오는 26일 서울 서대문을(새누리당 정두언 의원)과 충남 서산ㆍ태안(새누리당 성완종 의원) 등 2곳의 재보선 여부가 결정된다. 재보선 지역이 최대 16곳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수도권ㆍ충청권이 8곳에서 최대 10곳까지 늘어날 수 있어 사실상의 중간평가로 치러질 전망이다.
특히 현재 149석으로 줄어든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유지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새누리당의 텃밭격인 영남권 2곳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전체 재보선 지역이 16곳까지 늘어나고 야권이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바람몰이를 할 경우 여대야소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17대 국회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과반의석으로 출발했지만 이듬해 4월 재보선에서 6전 전패로 야대(野大)를 허용한 뒤 정국 주도권을 상실했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재보선 공천관리위를 꾸렸고 22~25일 공천 신청을 받아 내달 7일까기 공천을 완료키로 하는 등 속도전에 돌입했다. 재보선 체제를 조속히 확정해 당력을 총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공천위를 구성할 예정인데, 이미 조직국에서 재보선 지역 현장실사를 마치는 등 내부적인 준비는 거의 완료한 상태다.
여야의 총력전 양상은 하마평에 오르는 전략공천 카드에서도 확인된다. 새누리당에선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검토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선 손학규ㆍ정동영ㆍ김두관 상임고문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거물급 사이의 ‘빅 매치’가 곳곳에서 성사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새누리당 간판으로 출마할 전남 순천ㆍ곡성이 7ㆍ30 재보선의 최대 관심지역 중 한 곳으로 급부상했다. 세월호 참사 후폭풍과 인적쇄신을 둘러싼 논란 등 전반적인 여론이 여권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이 전 수석이 과감하게 야권 텃밭에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서갑원 전 의원 등이 출마의사를 밝혔다. 여기에다 박근혜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해온 통합진보당이 이정희 대표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전직 대통령들 사이의 대리전 양상은 물론 이념논쟁의 장으로까지 비화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