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스테인리스 주전자를 수입하는 A수입업체는 최근 주전자를 독일산으로 속여 수입하다 단속에 걸렸다. 이 업체는 주전자 바닥에 다른 영문표기와 함께 독일산(Germany Handicraft)을 슬쩍 적어 넣고, 포장박스에만 중국산으로 표시했다. 또 다른 중국산 자전거 수입업체는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힘들도록 자전거 본체 하단과 바퀴 이음새 사이에 원산지를 표시해 적발됐다.
수입물품의 원산지 표시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달 7~23일 국민생활과 밀접한 수입물품을 취급하는 191개 업체를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 단속을 실시한 결과 104곳이 소비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갖가지 수법으로 원산지표시법을 위반했다고 22일 밝혔다. 적발건수는 116건, 적발금액은 2,040억원이다.
적발 유형별로는 원산지 부적정표시가 58건(1,92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원산지 미표시(41건ㆍ102억원), 오인표시(13건ㆍ13억원), 허위ㆍ손상표시(4건ㆍ4억원) 등이다. 이들 업체 중에는 중국산 어린이 장난감의 원산지를 2개국(중국, 한국)으로 표시해 판매한 업체도 포함됐다. 또 필리핀산 야구장갑에 부착된 원산지표시 라벨을 고의로 찢어 원산지를 알아볼 수 없도록 한 업체도 있었고, 중국산 참돔을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해 판매하다 적발된 식품수입업체도 있었다. 쉽게 제거되는 스티커에 원산지를 기입하거나 아예 제품에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단속에 걸린 수입업체는 51곳, 통관 후 국내에 유통시킨 업체는 53곳이었다. 관세청은 이들 원산지 표시 위반업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고 원산지 표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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