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대표 스타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축구 종가'가 맞이한 몰락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면서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이야기를 꺼냈다.
루니는 22일(한국시간) AP통신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최근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팀을 살펴보면 그들 속에서 비열함(nastiness)을 볼 수 있다"면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팀으로서 너무나 정직하다(honest)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 이탈리아, 코스타리카와 함께 '죽음의 조'로 불리는 D조에 들어간 잉글랜드는 이탈리아, 우루과이에 연패를 당해 일찌감치 짐을 싸야 하는 수모를 당했다.
루니는 결과적으로 조별리그 탈락을 불러온 우루과이전 1-2 패배도 잉글랜드가 지나치게 정직하게 경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루과이 선수들이 경기의 속도를 늦추는 교활한 파울을 포함해 얼마나 많은 파울을 저질렀는지 모른다"면서 "반면 우리는 다소 정직하게 경기했다. 작은 차이일지 모르지만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서 큰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루니는 당시 경기에서 우루과이의 디에구 고딘이 대니얼 스터리지에게 파울을 저질렀을 때 잉글랜드 선수들이 심판을 압박해 두 번째 경고 카드를 꺼내도록 하지 못한 것 역시 패착으로 꼽았다.
그는 "심판을 선수들이 둘러싸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루과이가 그랬다는 말은 아니다"면서 "나는 10차례나 차였지만 상대 선수에게 경고 카드는 주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정직하게 플레이했는데, 아마도 그게 실수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루니는 잉글랜드가 월드컵과 같은 큰 토너먼트에서 승리하려면 '나쁜 자식들'(bad boys)처럼 경기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루니는 앞서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 글에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는 매 경기 스스로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갖고 나섰지만, 불행히도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더 잘하지 못해서 원정을 오거나 안방에서 지켜본 모든 팬에게 죄송하다. 처참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오기 쉽지 않은 곳임에도 팬들은 먼 길을 왔다.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으면서 경기를 봤다"면서 "팬들의 노력에 무척 고마움을 느끼고, 우리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루니는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리며 월드컵 본선에서 기다리던 첫 득점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 건 멋진 일이었지만 대회에서 탈락하면 결국엔 아무 의미가 없다. 웨인 루니보다 잉글랜드 팀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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