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수류탄 1발도 터져"…軍, 도주 임병장 추적
동부전선 최전방 GOP(일반전초)에서 21일 밤 총기난사로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토요일 밤 강원도 22사단 GOP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총기를 발사하고 탈영한 이 부대 임모 병장이 체포되어야만 정확한 범행 동기가 밝혀질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 주간 경계근무 마친 뒤 사건 발생
현재까지 군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임 병장은 21일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55분까지 GOP 주간 경계근무에 투입됐다. 그는 근무에 투입되면서 K-2 소총 1정과 수류탄 1발, 실탄 75발을 지급받았다.
근무 후 소대로 돌아와 이들 무기를 반납하도록 되어 있지만 임 병장은 무기를 즉각 반납하지 않았다. 그리고 20분 뒤인 오후 8시15분께 부대원들에게 실탄 10여 발을 발사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임 병장이 무기를 반납하기 전에 발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사건 현장에 수류탄 1발이 터진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이 수류탄이 누구의 것인지는 아직 파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병사들이 주간 근무를 마치고 생활관으로 복귀하려고 각 초소에서 나와 모여 있는 장소에 사격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 5명 사망, 7명 부상
이 사건으로 김모 하사와 상병 2명, 일병 1명, 이병 1명 등 5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도 7명이나 나왔다.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부상자 중 중상자 2명은 헬기를 이용해 국군수도병원과 강릉 국군병원으로, 경상자 5명은 구급차를 이용해 가장 가까운 민간병원으로 각각 후송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부대는 사건 현장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사망자에 대해서는 현장을 보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 범인 임모 병장 실탄 갖고 탈영…군경 추적
임 병장은 사건을 저지른 뒤 K-2 소총 1정과 남은 실탄 60여 발을 소지하고 부대를 탈영했다. 근무에 투입되면서 지급받은 수류탄 1발을 소지했는지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은 주요 도주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수색 및 체포에 들어갔다. 전방으로 도주해 월북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군은 일단 전방 도주 가능성은 낮고 후방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방부대에서는 최전방 철책을 긴급 점검하기도 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군은 강원도 고성군 지역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임 병장의 도주로 차단에 나섰다.
국방부는 박대섭 인사복지실장을 책임자로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해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합참과 육군, 일선부대에서도 검문과 경계 등의 임무를 수행 중이다.
육군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부대에 조사단을 파견해 사건 원인을 조사중이다.
◇ 군부대 총기난사 사건 끊이지 않아
국방부와 육군은 지난 2005년 6월 경기도 연천군 530GP(전방초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병영 내 악습과 구태를 일소하기 위한 병영문화개선 대책을 마련해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다.
당시 총기 난사로 장교와 병사 등 8명이 숨졌다.
하지만 이런 대책에도 지난 2011년 해병대 2사단 해안 소초에서 또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하사와 병사 등 4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 뒤 3년 만에 다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군의 병영문화개선 대책이 여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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