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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 문어' 대 잇는 월드컵 유망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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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 문어' 대 잇는 월드컵 유망주는?

입력
2014.06.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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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슈퍼스타 중 하나를 꼽는다면 '점쟁이 문어' 파울(Paul)이 있을 것이다. 파울은 독일의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에서 살던 문어로,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 월드컵의 승부를 예측하며 유명해졌다. 2010 월드컵에서 파울은 8경기의 승패를 예측했는데 적중률 100%를 보였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파울의 아성을 넘으려는 동물들이 있다. 또 공개적인 예측으로 본의 아니게 '예언자급'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지구촌의 축제가 한창인 지금, 이번 월드컵의 ‘점쟁이' 후보들을 살펴보자.

독일의 아기 코끼리 넬리

독일의 점쟁이 아기 코끼리 넬리
독일의 점쟁이 아기 코끼리 넬리

가장 가능성이 있는 후계자로는 코끼리 넬리가 꼽힌다. 넬리는 독일의 한 야생공원에서 살고 있는 아기코끼리로 2007 여자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 2012의 33경기 중 30경기의 승패를 예측했다. 뿐만 아니라 2012-2013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맞추며 독일에서는 이미 파울의 후계자로 주목 받고 있다. 넬리는 양 국가의 국기가 달린 골대에 공을 차는 방식으로 이길 국가를 예측한다. 넬리는 지금까지 독일의 조별예선 세 경기 결과를 예측했다. 넬리의 예측은 포르투갈과는 무승부, 가나와 미국과의 경기는 독일이 승리하며 2승 1무로 16강에 진출한다는 것. 하지만 지난 17일 열린 독일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독일은 4:0 대승을 거뒀다. 시작은 조금 실망스럽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브라질의 바다거북 카베상

브라질의 점쟁이 바다거북이 카베상
브라질의 점쟁이 바다거북이 카베상

브라질에서는 바다거북이 카베상(Cabecao)이 제 2의 파울을 노린다. 포르투갈 어로 ‘큰 머리' 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카베상은 경기를 하는 양 국가의 국기 위에 각각 먹이를 매달아 선택하는 것으로 승부를 예측한다. 카베상은 지난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에서 브라질의 승리를 예측했다. 카베상 덕분이었을까? 개막전에서 브라질은 전반 11분 마르셀로의 자책골에도 불구하고 크로아티아에 3:1 승리를 거뒀다.

카베상의 예측은 사실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 살리기 행사의 일환이었다. 카베상이 다음 경기도 예측할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카베상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동물 점쟁이'들 중 지금까지 유일하게 예측에 성공했다.

두바이 사막의 낙타 샤힌

두바이 점쟁이 낙타 샤힌
두바이 점쟁이 낙타 샤힌

낙타 샤힌도 쟁쟁한 동물 점쟁이 후보들 중 하나. 두바이 사막에 살고있는 샤힌은 지금까지 다섯 경기의 승패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샤힌이 예측한 경기는 크로아티아 대 브라질, 스페인 대 네덜란드, 이탈리아 대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대 보스니아, 그리고 독일과 포르투갈의 조별예선. 샤힌은 각각 정확하게 브라질, 네덜란드, 이탈리아, 아르헨티나와 독일를 선택했다. 특히 지난 17일 열린 독일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는 독일의 코끼리 넬리가 무승부를 예측한 반면, 샤힌은 독일의 승을 점쳤다. 결과는 독일의 4:0 대승이었다.

‘초롱도사’ 이영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KBS의 마이크를 잡은 이영표 해설위원. KBS화면 캡쳐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KBS의 마이크를 잡은 이영표 해설위원. KBS화면 캡쳐

동물은 아니지만 이영표 KBS해설 위원은 이번 월드컵 가장 쪽집게 같은 점쟁이가 아닐까. 한국의 수비수들 중 역대 최고로 꼽히는 이영표는 이제 한국 최고의 ‘도사'(?)가 됐다. 이영표는 한국의 조별예선 첫 경기였던 러시아전에서 이근호의 골을 예상했고, 이근호는 거짓말처럼 한국팀 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영표는 또한 월드컵 한 달 전 이미 스페인 대표팀의 부진을 예측하기도 했다. 스페인의 축구 스타일인 ‘티키타카'에 이미 많은 팀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 위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초롱도사’의 말처럼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16강에도 오르지 못한 채 탈락했다. 외신도 그의 예측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영표는 트위터를 통해 “제게 특별한 예지능력, 통찰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히며 “이제 예언 그만 하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명불허전 펠레

전 축구선수 펠레. 한국일보DB
전 축구선수 펠레. 한국일보DB

승부를 정확하게 맞춰야만 예언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맞추는 것도 어찌보면 능력일터. 이제 펠레의 수식어로는 '황제'보다 '저주'가 더 익숙해지고 있다. 위키피디아에도 등록된 '펠레의 저주'는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에서 펠레가 예측한 것과 정반대로 승부가 난다는 징크스다. 저주의 시작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펠레는 자신이 소속된 브라질의 우승을 예측했지만 브라질은 1승 2패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후에도 펠레는 꾸준히 예측했고, 꾸준히 틀렸다. 펠레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16강, 8강 진출 팀들의 승부를 줄줄이 틀리다가 스페인의 우승을 맞히면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펠레의 저주는 이미 시작됐다. 펠레는 우승 후보로 독일과 스페인을 지목했지만, 16강 진출에서 탈락했다.

박펠레, 박문성

박문성 해설 위원. SBS캡쳐
박문성 해설 위원. SBS캡쳐

브라질에 펠레가 있다면 한국에는 박문성 해설위원이 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박문성 해설위원은 ‘박펠레'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하다. 박문성 위원이 예측하는 경기 결과가 펠레의 예측 못지 않게 낮은 적중률을 보이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은 박 위원의 예측이 몇 회 연속으로 맞는 날에는 오히려 “박펠레 요즘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 SBS 중계단의 브라질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박문성 위원에게 한국팀의 성적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묻자 다른 해설위원은 그의 마이크를 뺏기도 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한국의 2승 1패를 예상했다. 지금 한국은 지난 18일 첫 번째로 열린 러시아와의 조별예선에서 무승부를 거둬 1무 상태. 박펠레, 이미 틀렸다.

정소은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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