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 문제를 놓고 미국인끼리 논쟁을 하는 경우가 있다. 다 아는 내용이지만 coupon의 발음도 ‘쿠판’ ‘큐판’으로 나뉘는데 한 쪽에서 ‘쿠판’이 표준이라고 주장을 하면 다른 사람은 그건 지역에 따라 다르다고 반박을 한다. 결국 옥스포드 사전의 발음도 ‘쿠판’이라는 근거를 대지만 결국은 서로 상대방의 발음을 인정하지 않고 ‘둘 다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물론 미국의 중서부 지역의 표준 발음에서도 ‘쿠판’이지만 플로리다 휴양지에서 ‘큐판’으로 발음하면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신경 쓰이는 문제다.
Caramel 의 발음도 ‘캐(러)멀’ ‘캐~멀’ ‘캐러멜’ 등이 있다. 앞의 두 가지는 자세히 들으면 2음절 발성이고 ‘캐러멜’은 마지막 음절을 힘주어 하기 때문에 3음절 단어처럼 들리는데 미국의 동북부와 동남부에서는 거의 대부분 3음절 발성을 하고 나머지 대다수의 지역에서는 2음절 발성을 한다. 프랑스나 기타 유럽 지역에서는 대부분 ‘캐라멜’로 발음하고 웹스터 같은 사전에서는 2음절 발성을 권한다. 한편 스포츠 프리미엄 자동차 Porsche를 놓고 발음할 때에도 논쟁이 생긴다. 원조 독일인은 ‘포-쉬’ ‘포슈어’로 발음하면서 종성을 분명히 하는데 반해 미국인들은 ‘포쉬’냐 ‘포쉐’냐 초성을 강조하고 젊은 층에서는 ‘소유자’는 ‘포쉐’처럼 종성을 힘주어 자랑하듯 발성하는데 반해 제3자는 간단히 ‘포쉬’처럼 앞 음절에만 힘주어 발음한다고 농담을 한다.
유사한 예 중에는 cache가 있는데 ‘저장소’ ‘은닉처’란 뜻의 이 단어는 컴퓨터 용어로 쓰이게 되면서 현금이라는 단어 cash(캐쉬)와 어떻게 다른지 헷갈리곤 한다. 컴퓨터나 IT업계에서는 일부 ‘케이쉬’라고도 하고 이 단어가 유래한 프랑스에서는 ‘캐쉬’로 발성하여 cash라는 단어와 똑같이 들린다. 아프리카나 제3지역에서는 ‘케이쉬’ ‘캐칫’처럼 하기도 하는데 잘못하다간 cachet, catch등 엉뚱한 단어로 오해를 사기 쉽다. Cash와 똑같이 발성하고 문맥을 통해 구별 지으면 된다.
Oregon주의 발음은 좀더 예민하다. 어느 대학생은 현지 주민인 것처럼 하기 위해서 재빨리 현지 발음을 익혀 ‘오레-간’으로 발음하자 통과되었다는 일화도 있다. 그것이 ‘오레-겐’ 이든 ‘오레-간’이든 마지막 음절을 힘주어 분명하게 발성해야 현지음에 가깝다는 것이다. 외지인들이 ‘오레긴’ ‘오레건’처럼 첫 음절에만 강세를 주는 것은 현지인이 듣기에 무척 거슬린다고 한다. 현지인들의 주장은 주 이름을 organ 단어처럼 하지 말라는 것이고 고유 명사는 현지 발음을 존중해주야 한다고 말한다. 이 밖에도 원어민끼리 발음을 놓고 다투는 사례는 족히 수 백 가지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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