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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美 차관보 "한중 관계 좋아지는데, 한일 관계 경색 아쉬워"

입력
2014.06.1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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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국 중시 경계 발언 MD투자분담 문제도 제기

대니얼 러셀(사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8일 “한중 관계가 개선되는 것과 반대로 한일 관계는 경색돼 있다”면서 “한일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한일 관계보다 한중 관계를 더 중시하는 것을 경계하는 미국 입장을 처음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동아시아 재단(이사장 공로명) 주최로 열린 ‘한미동맹의 위협요인 평가’ 세미나의 기조연설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러셀 차관보는 그러나 가까워진 한중 관계가 한미 동맹을 훼손시키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나타냈다. 그는 시 주석의 방한이 “아주 특별한 이정표”라고 평가하고 “미국도 한국이 주변국과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전폭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 관계의 확대가 미국의 능동적인 아시아 관여정책이 유익함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러셀 차관보는 미국 입장에서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일 또는 한미일 협력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한반도 비상사태 대응뿐만 아니라 세 나라의 이익과 가치를 전세계에 증진시키는데도 없어서는 안될 요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한일갈등이 어느 한 나라에 의해 해소될 수 없다”며 “이런 작업이 정치적 목적과 신뢰 훼손으로 더 어려워진다”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갈등 원인으로 지목했다.

러셀 차관보는 연설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한미 국방문제를 언급하며 미사일방어(MD)체계에 대한 투자분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한미는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태세와 상호 운용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탄도미사일방어(MD)와 정보 감시ㆍ정찰 능력에 대한 투자분담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는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 “동맹이란 쌍무적인 것“이라며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를 비판하고, 비용분담을 촉구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MD 비용분담 문제를 처음 꺼낸 것은 MD체계에 한국을 편입시키려는 압박수위를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러셀 차관보는 북한 문제의 경우 버락 오바마 정부의 기존 입장을 그대로 반복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추구하는 한 안보와 번영을 이룰 수 없다”며 “비핵화를 위한 불가역적 조치와 국제사회에 한 약속의 이행”을 주문했다. 러셀 차관보는 시 주석의 방한이 “북한 문제에 필요한 협력을 구하는데 도움이 돼야 한다”며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 압박을 요구했다.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한중일 3국과 관련된 정책을 맡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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