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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등급 11곳 중 관피아 출신 기관장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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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등급 11곳 중 관피아 출신 기관장 6명

입력
2014.06.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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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브리핑에서 염재호(오른쪽 첫 번째)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브리핑에서 염재호(오른쪽 첫 번째)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검사 소홀 선박안전기술공단은 1년새 A→E 추락

한수원도 꼴찌 등급

해임건의ㆍ경고 조치는 8~10월 중간평가로 미뤄

정부가 18일 발표한 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는 공공기관 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욕이 묻어난다. 이번에 낙제점을 받은 기관은 30개(D 19, E 11), 작년(16개)보다 배 가량 늘었다. 최고등급인 S는 지난해처럼 없었고, 성과급 지급대상인 C등급(39→46개)은 조금 늘어난 반면 A등급(16→2개)은 급감했다. 공공기관들의 전반적인 성적이 2012년보다 크게 후퇴했으니 평가 자체만 놓고 보면 에누리없이 원칙대로 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전 관련 기관들이 우수수 낙제점을 받았다. 세월호 선박 검사를 소홀히 한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항만운영상 안전관리에 미흡했던 울산항만공사는 최하위등급(E)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평가에서 A를 받은 선박안전기술공단은 4단계나 등급이 추락한 것이다. 인천항만공사 역시 안전관리 역량 미흡으로 지난해보다 등급이 2계단이나 내려갔다. 잇따르는 원전 사고 및 입찰 비리로 적자가 누적된 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 관련 공공기관도 E를 받았다. 발전자회사도 대부분 D거나 등급이 떨어졌다.

노사 갈등이나 거액 연봉 문제로 시끄러웠던 기관들도 줄줄이 등급이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가스공사 등은 지나친 복리후생비와 노사관리 부문 실적 미흡으로 인해 꼴찌등급으로 추락했고, 한국철도공사는 최장기 파업 때문에 C에서 E로 떨어졌다. 전체 공공기관 117개 중 무려 4분의 1이 넘는 기관(30곳)이 해임 건의 또는 기관 경고 대상이 될 수 있는 D, E등급을 받은 것이다. 더구나 부채과다 및 방만경영기관으로 꼽힌 30개 중점관리대상 중 20개가 전년보다 등급이 떨어졌다. 특히 이번에 최하위등급(E)을 받은 11개 기관을 보면 평가 시점인 작년 자리를 지켰던 기관장 중 ‘관피아’ 출신이 절반이 넘는 6명이나 됐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징계 대상들은 다 빠져나갔다는 점이다. 대부분 올해 임명된 6개월 미만 기관장이라는 면죄 기준에 해당됐기 때문. 작년에 기관장을 맡았던 이들은 이미 임기가 끝났다. 이에 따라 원칙상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인 14곳 중 2곳(울산항만공사, 산업기술시험원), 경고 대상인 16개 중 6곳(대한주택보증㈜ 중부발전㈜ 동서발전㈜ 세라믹기술원 전력거래소 토지주택공사)만 제재를 받는다. 심지어 해임 건의 대상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이미 3일부로 원장 임기가 끝난 상태라 제재의 실효성도 없다. ‘6개월 미만 기관장’의 경우 올해 D(경고)를 받고 내년에 2년 연속 D를 받는다고 해도 해임 건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을 놓고 평가한 것이라 올 들어 취임한 기관장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아니냐”고 하소연한다.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이번에 징계를 피한 기관에 대한 평가를 다음으로 미루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해임 건의 대상이지만 이번에 빠진 기관들이 올해 중간평가에서 할당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바로 해임 건의나 경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중간평가는 8~10월로 예정돼 있다.

이번 평가에선 성과급 기준도 까다로워졌다. C등급 이상이면 기관장 이하 전 직원이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부채가 과도한 공공기관 중 자구 노력이 미진한 한국전력,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등 6곳은 성과급의 50%를 삭감하기로 했다. 이밖에 A등급을 받은 2개 기관은 내년 경상경비 예산 편성 때 1% 이내에서 증액을 허용하고, D등급 이하 30개 기관은 1% 이내로 감액하기로 했다.

현오석 부총리는 “경영실적 평가가 예년보다 전반적으로 저조했고 지금도 공공기관 정상화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들이 많지만 방만경영의 적폐가 해소되고 있어 올해 중간평가와 내년에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공기관 노조는 “지난해 말에 처음 발표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평가 기준을 잣대로 써 실적이 저조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등급 분포 S - 0 A - 2개(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교육학술정보원) B - 39개(도로공사 등) C - 46개(마사회 등) D - 19개(대한주택보증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광공사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토지주택공사(LH) 지역난방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도로교통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우체국물류지원단 원자력환경공단 보건복지정보개발원 보건산업진흥원 산업기술시험원 세라믹기술원 예탁결제원 전력거래소) E - 11개(거래소 대한석탄공사 울산항만공사 가스공사 수력원자력㈜ 철도공사 선박안전기술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기상산업진흥원 수산자원관리공단 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 기획재정부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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