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주카 존을 아십니까.’
2014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는 공을 감싸고 있는 조각의 개수가 적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피버노바 32개, 2006년 독일 월드컵 팀가이스트 14개, 2010년 자블라니 8개, 브라주카는 6개뿐이다. 조각이 줄면서 브라주카는 가장 구에 가까운 모양이 나타났다. 조각과 조각을 잇고 있는 이음매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일본 쓰쿠바대학 연구진이 실험한 결과 브라주카는 20m 떨어진 골대까지 1.18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자블라니의 1.33초 보다 0.15초가 빠르다. 이 때문에 20m 안팎에서 때리는 중거리 슛은 골키퍼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정면으로 날아오는 듯싶어도 제대로 잡아내기 힘들다. 바로 이 부근이 ‘브라주카 존’이다.
18일(한국시간) 한국과 러시아의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첫 경기. 양 팀 골키퍼의 수비 방식에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 수문장 정성룡(수원)은 철저히 쳐냈고, 러시아 이고르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는 무리하게 잡으려 했다. 결국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던 아킨페예프는 23.4m, 브라주카 존에서 때린 이근호의 오른발 중거리 슛을 뒤로 흘리는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이날 현재 각 팀의 조별리그 1차전 16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무려 3.06골이나 터졌다. 3.06골은 1958 스웨덴 월드컵(3.6골) 이후 단 한 차례도 나온 적 없는 수치로 화끈한 공격 축구가 브라질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히 바로 앞 대회인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1차전 평균 득점이 1.56골에 불과했다. 극심한 골 가뭄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전반적으로 모든 팀들이 역습에 대한 카운터 능력이 좋아지면서 골이 많이 터지고 있다. 이와 함께 역대 가장 빠른 브라주카가 골키퍼들을 공포로 몰아넣으며 다득점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무덥고 습한 브라질 날씨만큼 브라주카가 월드컵의 큰 변수다.
뉴스A/S ▶ 공인구 브라주카에 숨은 과학 (YTN 제공)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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